TV 화질은 '극대화' 디자인은 '고급화'
2015-05-25 10:00:40 2015-05-25 10:00:40
◇삼성전자의 SUHD TV, LG전자의 올레드 TV. 사진/각사
 
'화질의 극대화'와 함께 '디자인의 고급화'가 TV업계의 새로운 기조로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업계는 'TV의 본질은 화질'이라는 명제 하에 디자인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하지만 TV의 대형화 추세가 가속화하면서, 가전제품으로서 뿐만 아니라 거실의 주요 인테리어로서 TV를 평가하려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21세기 들어 TV의 화질은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다. 2000년 초반에는 HD가, 2000년 중반에는 FHD(풀HD)가 시장을 지배했고, 2012년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꿈의 화질로 불리는 UHD(초고화질) TV를 선보였다. UHD TV는 2018년까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12년 6만3000장에 불과했던 UHD TV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1900만장으로 300배 이상 늘었고, 올해는 출하량이 2배 이상 늘어 연간 출하량이 4000만장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는 UHD보다 4배 선명한 8K 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올해 초 열린 CES 2015에서 8K TV 시제품이 선보이기도 했으며, 일본은 2018∼2020년 8K 방송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해상도는 소비자들이 육안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기에 앞으로 더 이상의 화질 경쟁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지만 TV제조사들은 더욱 선명하고 더욱 사실적인 해상도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색, 밝기, 명암비 등을 최적으로 표현하게 해주는 화질은 TV의 생명"이라며 "TV가 현존하는 한 화질은 끝없이 풀어야할 숙명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처럼 TV제조사들은 화질 발전에 적극적이었던 반면, 디자인 변화에는 소극적이었다. 화질 제일주의에 디자인은 별다른 고려요소가 되지 못했고 화질의 발전속도를 디자인이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화질 경쟁 속에 TV 크기가 커지고, 고급화되면서 인테리어로서 TV의 위상도 주목받고 있다.
 
우선 갈수록 얇아지고 있는 두께가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올해 전략 제품인 SUHD TV는 LCD 기반 제품이지만 8.5㎜에 불과하다. LG전자는 5㎜대로 얇아진 올레드 TV도 내놨다. TV의 두께 자체가 얇기 때문에 벽걸이와 스탠드 방식 모두 공간 활용도가 높아졌다.
 
특히 고급사양일수록 인테리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삼성전자의 상위라인인 SUHD TV JS9500 시리즈의 경우 '챔퍼' 디자인이 적용됐다. 베젤(화면과 TV테두리 사이의 거리)의 단면을 액자 프레임같이 경사지게 깎은 것이다. 명화를 걸어 놓는다는 느낌으로 디자인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한 단계 아래 모델인 JS9000에는 원단이 부드럽게 물결치는 듯한 '셔링' 디자인이 적용됐다. TV가 꺼졌을 때도 고급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LG전자 역시 올레드TV 9600 모델에 투명한 플로팅 스탠드 디자인을 적용했다. 스탠드 형태에서도 벽걸이 TV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공중에 떠 있는 듯 플로팅 스탠드를 적용한 것이다. TV를 볼 때는 화면을 제외한 부분이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 숨어 있다.
 
평면 TV 일색이었던 시장에 곡면 TV가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몰입도를 높이는 한편 인테리어적 요소로서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또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TV 시장의 경쟁은 화질로 귀결됐지만 화질이 극도로 발전하면서 TV가 고급화되고 있어 앞으로는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위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