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펀드 맞대결을 본격화한 KTB자산운용과 현대자산운용의 사령탑 지략 대결이 주목된다. KTB자산운용이 지난주 KTB메자닌펀드를 공개, 현대자산운용이 이달 초 선보인 '선형렬 표' 메자닌펀드와의 경쟁을 시작하면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운용은 지난 20일 KTB메자닌공모주하이일드7호펀드를 내놓고 자금을 모집 중이다. 이 펀드의 운용총괄이었던 선형렬 현재 에이원투자자문 대표의 지난 2월 퇴사로 3개월간 공백을 거친 이후 첫 출시다.
KTB운용은 앞서 이창행 전략운용팀 이사와 최민재 주식운용팀 이사를 영입, 운용팀을 정비했다. KTB 출신인 이들은 각각 저축은행 운용역, 운용대표 등을 지내다 다시 복귀한 경우다.
사령탑을 새로이 한 만큼 상품도 새로워졌다. KTB운용의 메자닌펀드는 투자원금의 5000만원까지는 15.4% 세율로 분리과세 혜택이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기존의 것과 달리 BBB+ 이하 등급의 하이일드 채권에 30% 이상 투자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공모주 청약시 10% 이상 우선배정 혜택을 담았고 상장기업이 발행한 메자닌증권(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신주인수권(워런트) 등)에 50% 이하로 투자한다.
김정희 KTB운용 상무는 "피할 수 없는 종합과세 문제를 덜고자 세제혜택에 신경썼다"며 "펀드투자를 통해 발생하는 이자소득 또는 배당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세율(6.6%~41.8%)을 적용하지 않고 원천세율을 적용해 과세한다"고 말했다.
이보다 먼저 현대자산운용이 내놓은 '현대시즌1메자닌펀드'는 운용기법에 있어 에이원투자자문의 투자방식이 적용된다. 대부분의 자금을 CB, BW, EB, 워런트,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에 투자한다.
선형렬 에이원투자자문 대표는 "10년 넘게 메자닌펀드를 운용한 경험을 통해 투자철학을 바꿔가며 최적화한 투자방식"이라며 "메자닌펀드의 성과는 딜소싱(투자건 발굴)과 분석능력에 달린 만큼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KTB운용 재직 당시 업계 최초로 메자닌펀드라는 이름을 붙여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KTB운용의 메자닌펀드는 유진투자증권에서만 살 수 있다. 현대운용은 산업은행과 증권사 등 15곳을 판매처로 뒀다.
두 펀드의 큰 차이는 성과보수에 있다. 현대시즌1메자닌펀드는 신탁보수 연 1.30% 외 5% 이상의 수익이 나면 초과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내야 한다. 반면 KTB운용의 메자닌펀드는 성과보수를 내지 않아도 된다. 최소 가입금액은 KTB운용과 현대운용 메자닌펀드가 각각 3000만원, 5000만원으로 차이가 난다.
사모 폐쇄형인 메자닌펀드는 통상 2~3년 운용 클로징을 목표로 둔다는 점에서 블라인드(Blind) 투자 성향이 짙고 중도환매도 불가하다. 펀드의 특성상 설정 후 사모 메자닌증권의 목표편입비(70%수준, 7~10종목)를 달성하기까지 일정기간 소요된다. 그 기간 동안 펀드수익률은 보통 큰 변동 없이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발행사 부도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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