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값 인상 등 정부의 고강도 금연정책이 이어지면서 흡연인구가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관련 질환 환자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폐색성폐질환(COPD)은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생겨 폐 조직이 파괴되면서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 증상이 생기고 폐활량이 감소되는 폐질환이다. '폐쇄성 혈전혈관염'이라고도 불리는 버거병은 사지의 동맥과 정맥에 염증이 일어나 혈전이 생기고 피가 돌지 않아 손발이 썩어가는 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세계 금연의 날(5월 31일)'에 앞서 지난 5년 동안 흡연으로 발생하는 대표 질병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관련 환자수가 2010년에 비해 8000명(2.9%) 줄어든 28만3000명이라고 25일 밝혔다.
흡연률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흡연관련 질병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흡연관련 질병 진료인원 및 진료비 추이.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난해 기준 만성폐색성폐질환 환자는 27만6000명, 버거병 환자는 5500명이었다.
다만 질병 관련 진료비는 2010년 1236억원에서 2014년 1430억원으로 5년간 약 194억원이 늘었다.
흡연 관련 질병의 환자가 줄어든 것은 흡연율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253개 시·군·구 2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남녀 전체 흡연률은 24.0%로 2013년 대비 0.2% 소폭 감소했고, 2008년에 비하면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환자의 90%가 50대 이상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고 특히 70대 이상이 5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40대 이하 환자 비율이 조금씩 줄어든 것으로 40대는 1.5%, 30대와 20대도 각각 0.8%, 0.7% 줄어 흡연률의 감소와 관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외에도 '담배흡연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 진료 인원은 매월 200~300명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2월 담배값 인상을 앞두고 금연 결심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진료인원이 50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김학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위원은 "모든 흡연자들이 만성폐색성폐질환, 버거병으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흡연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며 "흡연자는 기침, 가래, 손?발이 차거나 저림 등의 가벼운 증상이라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담배를 끊어도 흡연 기간에 이미 줄어든 폐활량은 회복될 수 없고 흡연에 의해 파괴된 폐 조직은 다시 회복될 수 없으므로 조기에 금연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