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현안보고를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전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첫 감염자 발생 이후 환자가 5명까지 늘어나는 동안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보건 당국의 부실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안보고에 참석해 "감염병은 일종의 국가안보 위협으로 볼 수 있다"며 "방역대책에 있어 기존의 지침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하게 대책을 펼치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장관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과 관련해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면서 "보건당국 수장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복지위는 이날 문 장관을 향해 전염병 관리 허술과 대응 미숙 등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며 고강도 질타를 이어갔다.
이종진 의원은 "4번째 환자는 자발적으로 검사를 요구했는데 묵살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현재 격리돼 있는 62명 외에 추가 접촉이 없는 것은 확실한 지 의심스럽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목희 의원은 "지금부터 3년 전인 2012년부터 메르스가 발생했고 매월 7만명이 중동으로 입국하는 만큼 충분히 유입될 가능성이 있었고 예상했어야 한다"며 "관련 예방 교육도 없었고 결국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은 정부가 사태 파악도 제대로 못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백신도 없고 특정 지역에서 치사율이 높은 질병인만큼 관심을 가지고 검역에 더욱 철저 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첫 환자가 바레인에서 왔다고 했지만 그 곳에는 메르스 발병 사실도 없다"고 관리의 허술함을 꼬집었다.
김재원 의원도 "사스나 신종플루, 에볼라 보다 높은 치사율을 가진 질병인데 보건 당국이 인지 조차 못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메르스는 감염률이 0.6에 불과한데 첫 감염자 이후 5명까지 늘었다. 보건당국의 대처가 얼마나 소홀했는지 알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장관은 "메르스 관련 대응책이 부족했다"고 인정하며 "국내에 메르스 전파 사례가 없어 동네 의원이나 의료원 등에는 정보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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