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지도자 김정은 제1비서에게는 나이 어린 지지층을 견고히 해나가는 것이 중대사인 것 같다. 지난 5월 13일 개최된 제2차 청년미풍선구자대회는 바로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차 대회가 확인되지 않는 2차 대회로, 1993년 12월 김일성 생전에 처음 개최된 전국공산주의미풍선구자대회를 개칭해 제2차 대회를 개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무려 22년 만에 열린 2차 대회인 셈이다. ‘공산주의미풍’이 아닌 ‘청년미풍’으로 젊은 층을 겨냥한 대회로 초점이 옮겨갔다는 특징을 보인다. 김정은은 대회 종료 후 보름 만에 청년들을 ‘고상한 정신과 미풍’을 지니도록 키워낸 당 조직들과 청년동맹조직들에 감사문을 보내기도 했다.
김정일 사망 이듬해인 2012년 6월에는 조선소년단 창립 66돌을 맞아 2만여명의 어린이들을 평양으로 초청해 유래 없이 대대적인 행사를 치른 것도 인상적이었다. 기념식 직후 노동신문(6월 6일자)에 세 면에 걸쳐 실린 기사에서는 김일성 시기부터 김정일 시기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다는 내용이 과거 지도자들의 사진과 함께 실렸다. 김정은 시기에도 대를 이어 어린이들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대개는 김일성 부자 생일날인 2월 16일과 4월 15일을 전후해 전국의 대표들만 수천명을 평양에 초청해 태권도전당이나 평양체육관 등지에서 ‘조선소년단전국련합단체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의 10배에 달하는 숫자를 초청해 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소위 ‘꺾어지는’ 해가 아닌 ‘66돌’을 기념한다는 것도 그렇다. 6월 6일이 기념일이라 숫자를 맞추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 1인 통치가 시작되는 시점이었다는 점이 중요할 것이다.
올해 김정은 제1비서의 신년사에서 유독 어린이가 강조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었다. 서두의 인사 문장에(군인, 인민, 가정과 함께) 어린이가 새롭게 포함되었고, 경공업 부문에서 어린이에 대한 ‘소비품, 학용품, 식료품’이 더 많이 공급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강조되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실제 세 살배기 어린이의 아버지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지도자로서 자애로운 아버지상을 이미지화하려는 시도로 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젊은 지도자의 후대 지지 그룹은 바로 지금의 어린이들이 15~20년 후 김정은 제1비서가 50대가 되었을 때 ‘후비대’가 될 수 있는 연령대라는 점이 고려된 것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 시절 청년동맹을 강조했던 점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된다.
이처럼 북한이 소년단과 청년동맹의 사업과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젊은 지도자의 지지층을 견고히 해나가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8~14세까지 활동하는 조선소년단, 그리고 15~30세까지 활동하는 청년동맹은 33세인(83년생)인 김정은 제1비서의 자연수명과 비슷하게 살아가면서 지지 활동을 해나갈 연령층들이다. 따라서 김정은에게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중요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밖의 대회들은 4월 25일 ‘훈련일꾼대회’처럼 대체로 인민군대와 관련된 대회이다. 김정일 사망 이후 다섯 차례 열린 ‘충성결의대회’ 외에도 처음으로 열린 ‘초병대회’(2013년 12월), 20년 만에 개최된 ‘군 보위일꾼대회’(2013년 11월) 등 집권 이후 여섯 차례 다양한 군 관련 대회들이 개최되었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
그 외에는 ‘제4차 당세포비서 대회’(2013년 1월)와 ‘제4차 어머니대회’(2012년 11월), ‘제2차 전국과학자기술자대회’(2013년 11월)가 전부라 할 수 있다. 특히 2012년 10월, 10년 만에 개최된 ‘인민군 중대청년동맹 초급단체위원장 대회’와 같이 군 사업과 청년사업을 동시에 관심을 두는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특징이 김정은 시대의 위상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러한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김정은 시대의 청년과 어린이는 오랜 기간 김정은의 지지자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장청(년)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는 김정은 시대의 가장 큰 과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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