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 ⓒNews1
방송인 유재석의 종합편성채널(종편) 진출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유재석은 과거 KBS '해피투게더'의 '쟁반노래방 코너에서 호흡을 맞췄던 윤현준 PD와 함께 JTBC의 새 예능 파일럿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유재석이 지상파가 아닌 방송에서 MC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재석과 함께 '국민 MC'로서 사랑을 받았던 강호동의 종편 진출 여부 역시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유재석이 이와 같은 선택을 한 데는 윤 PD와의 인연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방송 환경의 변화도 한 가지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다. '크라임씬',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비정상회담', '마녀사냥' 등 JTBC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현재 지상파 예능 못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방송가에서는 유재석이 자신의 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에 파격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유재석은 다작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한 번 맡은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그런 유재석으로서는 지상파에서 종편으로 가는 큰 변화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며 "윤 PD와의 인연이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스스로도 변화가 필요했던 시점이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이 아니겠냐"고 전했다.
이어 "유재석이 당장 위기라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위기의 징후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고, 유재석이 그것을 남들보다 빨리 캐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재석은 MBC '무한도전'과 SBS '런닝맨'을 통해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10년, '런닝맨'은 6년째 전파를 타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고, 이 프로그램에서 유재석은 수년째 비슷한 이미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재석은 신규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유재석은 지난해 8월부터 방송된 KBS의 새 예능 '나는 남자다'의 MC를 맡았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저조한 시청률 성적을 기록한 끝에 네 달 만에 막을 내렸다.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역시 5%대의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국민 MC'답지 않은 성적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유재석이 지상파에 얽매이기 보다는 종편의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유재석은 과거에도 남들보다 빨리 위기를 감지하고, 이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길과 노홍철의 이탈로 '무한도전'이 위기에 닥쳤을 때 앞장 서서 멤버들을 이끌고 간 것은 유재석이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유재석은 멤버들 한 명, 한 명을 다독이면서 팀의 분위기를 다잡았다.
방송 관계자는 "잘 알려졌듯이 모든 사람들을 잘 아우르고 배려하는 것이 유재석의 강점"이라며 "하지만 사실 최대 강점은 빠른 판단과 위기 대처 능력이다. 유재석이 대중들에게 오랜 기간 '유느님'이라는 타이틀로 불리며 사랑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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