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대안 가로주택정비사업 '부진'
서울시, 주택기금 융자 지원 요청 등 대책 '고심'
2015-06-07 11:31:59 2015-06-07 11:31:59
서울시가 뉴타운의 대안으로 야심차게 추진 중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민간이 참여하기에는 사업성 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사업지가 8곳에 불과하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집한 주거지에 최고 7층 높이의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사업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달리 기존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전면 철거를 전제로 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대안으로 지난 2012년 2월 도입됐지만 까다로운 조합설립 요건 등 이유로 실적이 전무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시 차원에서 지원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반응이 시큰둥한 상황이다.
 
현재 시는 일반 저층주거지와 단독주택재건축 해제구역, 도시재생·주거환경관리지역 등 195개소를 가로주택정비사업이 가능한 곳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실제로 사업이 추진 중인 8곳 가운데 조합이 설립된 곳은 중랑구 면목동 173-2 일대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3필지가 유일하다. 2곳은 추정분담금 산정 후 주민의견 수렴 중에 있고, 나머지 5곳은 아직 추정분담금 산정 단계다.
 
시가 시행 중인 4대 공공지원 정책은 ▲추정분담금 산정·제공 등 사업비 분석 서비스 ▲전용면적 85㎡ 이하 미분양주택 공공임대주택으로 매입 ▲건축공사비 최대 30억 원 연 2% 융자 지원 ▲업무처리매뉴얼 마련 배포 및 자치구 전담부서 지정 등이다. 조합설립 요건도 토지 등 소유자 동의율 90%에서 80%로 완화됐다.
 
하지만 기존 공공지원 정책 역시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규모가 크지 않아 대형·중견사가 포기한 자리를 중소 업체들이 채워줘야 하지만 이들의 재정적인 취약성을 극복할 만큼의 지원책은 아닌데다, 종상향과 층수 제한 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가로주택정비사업 자체만으로는 종상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구단위계획이나 재건축 등 다른 방법으로 종상향을 해야하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기부채납과 사업기간이 길어져 분담금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가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할 경우 층수제한을 15층 이하로 완화한 것과 달리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평균 7층 이하를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상향도 안 되고 7층 이하로만 지어야 하는데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이 없어 구역에서 해제된 곳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한들 사업성이 있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시는 사업에 참여하는 중소업체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주택도시기금(현 국민주택기금) 융자 지원이 가능하도록 국토부와 협의하는 것은 물론, 주택도시보증공사(현 대한주택보증)으로 하여금 시공보증 보험상품도 개발하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 국민주택기금은 주거환경 개선 및 재개발 정비사업에만 융자가 가능하지만, 다음달 부터 주택도시기금법이 시행됨에 따라 모든 정비사업에 융자가 지원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는 분석에서다.
 
이밖에 정비구역 해제 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적극 시행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한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에서는 가로구역의 범위를 도시계획시설(도로)로 둘러싸인 구역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도시계획시설(도로) 부지 토지 등 소유자를 포함할 방침이다.
 
시 산하 SH공사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현재 자치구청장이 하고 있는 사업비 분석 서비스를 토지 등 소유자의 선택에 따라 SH공사에게 맡길 수 있으며, 공사 내 전담팀을 설치해 사업비 분석 외에도 공동사업시행, 재정지원, 사업관리, 주민 설명회 시행 등의 업무를 실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 대상 설명회를 수시로 개최하고 다른 도시재생사업과도 연계해 시행할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노후 주거지 개발을 위한 대규모 정비사업의 대안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집중 추진 중에 있지만 여전히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서울시
 
방서후 기자 zooc60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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