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시장을 분리하는 문제가 증권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금융당국이 거래소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분리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노조는 최근 서울사옥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당국의 코스닥 분리 시도를 강력 규탄하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2005년 시장통합 후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코스닥시장이 양질의 성장을 지속해왔는데, 시장을 분리하면 적자운영은 물론 독자 생존이 불가능하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유흥렬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과거에 코스닥시장의 수익구조가 불안정해서 거래소와 강제 편입했는데, 코스닥을 다시 떼어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분리 시도가 시장 활성화보다는 정치적인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는 당국의 자본시장활성화 정책을 반영해 기술평가 상장을 확대하는 등 상장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코스닥시장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줄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다른 관계자는 “코스닥 분리는 모험자본 활성화라는 그럴듯한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시장의 규제를 없애 투기판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면서 “과거 벤처버블을 조장했던 인사들이 코스닥 분리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거래소 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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