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연일 확산되는 가운데 보건당국은 격리병상 시설 부족과 전문의 부재 등을 이유로 메르스 환자를 격리·치료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감염내과와 호흡내과 전문의가 부족해 메르스 증세를 전문적으로 관찰하거나 치료하는데 어려운 실정에 있다.
응급의료사업에서도 응급의료의 인프라 부족을 비롯해, 응급의료 관련 전문의 등 인력 부재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발표한 2014회계연도 재정사업성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인 응급의료사업에 대해 이와 같이 진단했다.
예산정책처는 응급의료사업을 병원 전 단계와 병원 단계로 구분해서 평가했다. 먼저 병원 전 단계에서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에 대해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19 구급대가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은 연도별로 감소했다. 2011년 119 구급대의 5분 이내 현장도착 비율은 62.9%였는데 2014년에는 51.1%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였다.
또한 응급환자 발생 시 응급처치 및 중증 파악, 이송병원 선정을 동시에 해야 할 구급대의 인력도 부족했다. ‘소방인력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19 구급대 법정 배치기준 인원은 11493명인데 현원은 8105명으로, 충족률이 70.5%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의 구급대 배치기준 인원 충족률은 96.1%인데 반해 경기도는 62.5%로, 지역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는 병원 단계 평가에서 중증 응급 환자의 진료가 가능한 응급의료기관의 수가 부족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응급환자에게는 치료의 적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초 이송병원이 매우 중요하지만 응급진료가 가능한 의료장비나 인력을 갖춘 응급의료기관이 부족했다. 실제로 2014년 기준 전체 응급의료기관 중 시설·인력·장비를 법정 지정 기준에 따라 갖추고 있는 기관은 83.9%에 불과했다.
특히 응급의료기관의 시설과 장비 부분에 대한 문제보다 인력 부분에서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료기관의 시설과 장비 법정기준 충족률은 2014년 기준 각각 98.6%, 96.4%인데 반해 응급의료기관 인력의 법정기준 충족률은 84.1%로 가장 낮았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응급의료사업의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공감하면서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다만 응급의료사업과 관련된 대부분의 법안들이 국회 관련 상임위에 계류 중이거나 검토 중에 있기 때문에 법과 제도로 현실화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발표한 2014회계연도 재정사업성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응급의료의 인프라 부족을 비롯해 응급 관련 전문의 등 인력 부재가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응급의료 분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