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동안 끌어온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이르면 이번주 후반 타결될 전망이다.
그리스가 내놓은 수정 개혁안에 대해 채권단이 긍정적 입장을 표명하자 양측 간 줄다리기가 조만간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채권단은 그리스 개혁안을 검토한 후 "진전이 있다"며 환영 메시지를 전했다.
22일(현지시간)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긴급정상회의를 마친 뒤 "오는 24일에 다시 만나 회의를 열 것"이라며 "이후 EU 정상회담에서 긍정적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그리스 정부가 처음으로 현실적인 제안을 들고 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2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정상회의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운데),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등이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그리스 정부는 8만여명의 연금 삭감, 조기 퇴직수당에 대한 연령 상한 상향을 제안했다. 이와함께 부가가치 세율 인상과 기업에 부과하는 특별 부과금의 대상을 '이익 150만 유로' 기업에서 50만 유로로 낮추고 고소득층에 부과하는 '연대세' 역시 소득 기준을 하향조정했다. 추가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 규모를 제시하면서 당초 협상규모인 0.5%에서 긴축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결국 그리스가 디폴트 임박 시점에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손을 든 것.
이번주 남은 두 번의 회의기간 동안 막판 조율을 거칠 예정으로 큰 이변이 없는 한 최종 협상안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4일 개최되는 유로그룹 회의를 통해 그리스가 제시한 수정 개혁안 내용 중 미흡한 부분을 두고 협상을 벌인 뒤 25일 유로존 정상회담에서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협상 타결을 논하기에는 섣부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독일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여전히 그리스 수정 개혁안에 대해 일부 부족한 점이 있다며 그리스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수정 개혁안도 여전히 구체성이 결여돼 있어 아직은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뱅크런(예금인출)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자본통제 주장을 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협상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그리스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조나단 로인스는 "어떤 채권단과의 협상도 그리스의 막대한 부채를 크게 줄여주지는 못한다"며 "그리스가 안정적인 부채비율을 유지하려면 현재 수준에서 약 50%정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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