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유가 상승, 환영할만한 일”
원유 수요 증가 방증..인플레이션 우려 없어
2009-05-14 11:06:00 2009-05-14 14:33:44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국제 유가가 2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 당 6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2월 중순, 연중 최저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해선 70% 이상 오른 것이다. 
 
가스 가격 역시 지난 2주 동안 10% 올랐다.
 
이런 가운데 최근의 유가 상승 기조가 걱정할 만한 것이 아니란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CNN머니는 13(현지시간) '고유가가 반가운 3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현재 유가 상승의 긍정적인 측면을 분석했다.
 
◇유가 상승, 경기 회복 '신호탄'
 
고유가가 반가운 첫 번째 이유는 국제 유가 상승이 원유 수요 증대의 결과로 이 같은 최근의 상황을 글로벌 경제의 회복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수요 상승은 세계 경제의 구원 투수로 떠오른 중국이 이끌고 있다.
 
중국의 4월 원유 수입량은 전년 동월에 비해 거의 14%가 늘어 올 들어 처음으로 전년 동월비 상승을 기록했다.
 
향후 국제 유가가 지속적인 상승을 보인다면 중국 경제가 확실한 회복기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중국 경제의 약진으로 미국 역시 동반 회복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케시 린 GFT 수석통화연구원은 "중국은 원자재 수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중국의 수요가 살아나고 이것이 미국의 성장을 이끌어 미국 역시 일정 부문 회복기에 들어선다면 국제 유가의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투기가 아닌 실제 수요"라고 강조해 최근의 유가 상승이 건전한 현상에 기초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데이비드 위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수석 연구원도 최근 유가 상승에 대해 "국제 유가 상승은 분명 좋은 현상"이라며 "우리는 세계 경제가 다시 성장세로 전환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가 반가운 두 번째 이유는 현재의 유가 상승이 달러 약세에 의한 것이 아니란 점이다.
 
그 동안 기축통화인 달러가 다른 주요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일 경우 대체 수단에 대한 수요 증가로 원유 가격이 상승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의 유가 상승은 이런 경향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달러가 최근 유로화에 대한 강세를 상당 부분 반납하고 있지만 유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2월 이후 달러는 5% 가량만 하락했을 뿐이어서 달러 약세가 최근 유가 상승의 주원인이라고 볼만한 근거는 없다.
 
위스 연구원은 "주목해야 할 것은 원유 수요의 증가"라며 "달러 약세가 최근의 유가 상승을 모두 설명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 약세에 의한 영향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준에서 안정된다면 'No Problem'
 
고유가가 반가운 세 번째 이유는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주범인 원자재 투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
 
다양한 구제대책과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미국 정부가 대량의 돈을 시장에 풀고 있는 상황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유가 상승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모두 해소할 순 없지만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고 유가 역시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걱정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재 유가 수준은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데이비드 비흠 B&C이코노미리서치 부회장은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의 단초가 돼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수준을 배럴 당 70~80달러로 제시했다.
 
위스 연구원 역시 국제 유가가 배럴 당 70~90달러 수준에 이르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키이스 햄브레 퍼스트아메리칸펀드 수석 연구원도 "현재의 유가 상승 규모가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원유 수요 수준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유가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라며 "유가 상승을 위해선 이에 걸맞은 수요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해 원유 가격이 지난해 여름처럼 폭등할 가능성이 없음을 시사했다.
 
"배럴 당 80달러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는 최소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은 국제 유가가 80달러를 돌파한 뒤 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한 린 연구원은 적절한 원유 가격을 65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다.
 
위스 연구원은 향후 유가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세계 경제의 회복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유가에 대한 세금 증가로 경제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 "유가 상승은 소비자의 지출을 방해해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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