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세력이란 무엇인가
2015-06-30 12:06:01 2015-06-30 12:06:01
과거 시장은 정보가 돈이 되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넘쳐나는 정보 홍수 속에 정보의 진위 여부가 돈이 되는 세상이다. "너만 알고 있어." 사람들이 흔히 듣는 말이다. 얼마나 달콤한 이야기인가. 정보를 주는 사람이 대단히 훌륭해 보이기까지 한다. '너만 알고 있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통해 나한테까지 전달된 것일까? 나한테 도달한 정보는 이미 시장에 널리 퍼진 것일 수 있다. 즉, 이미 가치를 잃어버렸을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이해수 유안타증권 서초본부점 PB
그래도 '너만'의 위력은 대단하다. 사람들 심리를 움직이면서 지갑을 열게 하고, 마우스 클릭질을 지시한다. 정보를 접하고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본인이 알고 있는 정보를 믿은 채 열심히 주식을 사들인다. 하지만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이미 주가는 오를 만큼 올랐고, 나도 모르게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계속 빠지는 주식을 바라보며 손을 자르는 심정으로 손절하거나 언젠가 대박이 날것이라는 믿음에 주식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흔히 사람들은 '너만 알고 있어'에 꼭 덧붙이는 말이 있다. "세력이 붙어 있다." 세력의 정의는 개미(일반투자자) 심리의 반대편에 서있는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반대편'의 의미가 중요하다. 세력은 개미 반대편에 서서 개미에게 수익을 주지 않는다. 개미는 같은 정보를 갖고 종목을 매수하지만 결국 손실을 보는 쪽은 개미인 경우가 많다. 세력은 공포를 조장하며 개미를 떨어뜨리고, 개미에게 희망을 주며 세력이 빠져 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답은 한가지다. 세력과 같이 생각하는 것.
 
세력의 생각을 읽기에 앞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세력이 만들어 지느냐다. 시작은 가치가 있는 최초의 정보일 것이며, 이는 어떤 사건의 발단이 된다. 발단을 목격한 사람은 그 정보의 효용성을 믿고 주식을 매수한 뒤 가족 또는 가장 친한 동료에게 전파한다. 정보를 받은 사람도 주식을 매수하고 다시 주변사람들에게 이를 전달한다. 결국 잔잔한 호숫가에 돌을 던지는 것과 같이 주식은 그 정보로 들썩거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작게 그 다음에는 조금 크게 또 조금 지나면 걷잡을 수 없이 큰 쓰나미가 돼 시장을 달아오르게 한다. 결국 내가 정보를 받을 때는 이미 달아오른 시점일 가능성이 크다. 그때가 되면 서서히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고, 처음 돌을 던진 사람은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공을 넘겨주며 빠져 나온다. 
 
처음 던진 돌의 파동은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거래량이다. 정보가 퍼지는 속도는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에 비할 것이 못 된다. 빠르게 퍼지는 정보는 차트와 거래량의 등락으로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티를 낸다. 그렇다면 주식은 언제 매수해야 할까? 좋은 매매 포인트는 종목이 의도를 드러내는 시점이다. 이 시점 앞에서 세력보다 조금 더 비싸게 주식을 사는 이유는 세력이 의도를 갖고 매집하는 기간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떤 종목의 경우, 5년 넘게 매집에만 힘을 쏟는다. 따라서 확실한 의도를 드러내는 시점에 매수하는 것이 하락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기간별 기대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내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을 한번 점검해 보면 좋을 것이다. 나는 과연 어떤 위치에서 이 종목을 샀고, 처음 매입한 이유가 무엇인지. 또 그 이유가 지금까지 유효한지. 그것이 지속되지 않으면 지금이라도 주식을 팔아야 한다.
 
이해수 유안타증권 서초본부점 P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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