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무차별적인 학과 통폐합 강행으로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당하고 있다.
전과, 자퇴 등으로 내몰리는 등 학생들 피해는 계속되고 있지만 대학들은 오히려학과 구조 조정을 확대하고 있다. 건국대,이화여대, 한성대 등도 최근 학과 구조조정을 발표한 상태다.
학과 구조조정은 전국적으로 56개 대학에서 457개 학과가 통폐합된 가운데 특히 비수도권과 인문계중심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조사한 ‘2015 전국 대학 학과 통폐합 현황’에 따르면 지난2010~2015학년도까지 학과 통폐합 건수는 총 1320건으로 이 중 78%가 비수도권에서 일어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의 경우 2014학년도 77건에 비해, 2015학년도에 31건으로 절반 이하의 감소를보였다. 반면 비수도권은 2014학년도 113건에 비해 2015학년도에는 375건으로 집계돼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청권은 올해만 14개 대학에서146개 학과가 통폐합됐다. 이 중 통합폐과가 7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단순 폐과는 20건으로 집계됐다.
단순 신설은 9건,통합신설은 29건이었다.지난 2010~2015학년도까지 전국 일반대학 단순폐과는 총 270건이었다.
이 중인문사회계열 전공이 135건으로 절반을차지했다. 이어 자연계열이 79건으로 약30%, 예체능계열이 56건으로 21%의 비율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떨어지는 인문사회계열 전공이 폐지의 1차 대상이 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대학들이 최근 학과 통폐합에 나서는이유는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대학정원감축을 목표로 하는 대학구조개혁계획 때문이다.
정부는 모든 대학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정원감축 실적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 재정지원을 받고자 대학이 학과 통폐합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학생들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학과통폐합을 실시하고 있다.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최근 대학가에 따르면 실제 학과 통폐합 이후 대부분 학교에서 학생들이 커리큘럼의 갑작스런 변경 등으로 전공학습에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율 감축시 가산점까지 제공하겠다는정부 제안으로 학생 충원율과 졸업생 취업률 등에 민감한 지방 중소대학들이 무차별적으로 학과를 통폐합하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올해 TESOL영어과와 일본어과를 통합해 ‘항공서비스학과’를, 남서울대는 영어과와 일본어과, 중국학과를 모아 ‘글로벌지역문화학과’를 만들었다.
한려대도 토목환경공학과와 사회복지학과를통합해 ‘환경토목복지학과’를, 영남대는 국악과와 작곡과를 통합해 음악과 신설했다.
한남대도 일어일문학과와 프랑스어문학과를 일본프랑스어문학과로 통합했다.
폐과 위기에 몰린 충청지역 한 대학 학생들은 “무차별적인 학과 통폐합이 아닌대학교육 성과를 만들어내고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대학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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