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면세점 '상생'이 결정했다
HDC신라, 오너 앞세운 관광·상생·용산 키워드 통했다
갤러리아, 여의도 입지 중심…중기 동반성장 카드 주효
2015-07-10 18:10:15 2015-07-10 18:10:15
서울 면세점 특허 입찰에서 상생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HDC신라면세점의 '외국인 관광객 지방분산'과 '용산전자상가 활성화 방안', 한화갤러리아타임워드의 '200억원 규모 중소기업 동반성장 펀드 확대' 카드가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관세청은 10일 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시내면세점 대기업 부문에는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중소·중견기업 부분에서는 SM면세점(하나투어)이, 제주 시내면세점에는 제주관광공사 등이 신규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면세점은 결국 용산과 여의도, 인사동에 각각 세워지게 됐다.
 
이돈현 관세청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심사위원장이 1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면세점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돈현 관세청 차장은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발표 직후 "면세점 운영능력과 재무능력, 보세화물 관리와 경영능력, 경제활성화 기여도, 상생협력을 위한 협력도 등이 우수한 업체 위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차장은 "2위와 3위간의 점수 격차가 그렇게 박빙은 아니었다"며 "평가 점수는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업체가 요청할 경우 해당 업체의 점수만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HDC신라면세점의 선정은 예견된 결과였다는 분석이다.
 
누구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두 회사 오너의 노력이 돋보였다.
 
특히 이 사장은 최근 메르스 파동으로 인해 영업을 중단했던 제주신라호텔에 머물며 위기를 수습하는 와중에도 중국 베이징 출장 길에 올라 중국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과 외교부 관계자들과 만나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을 장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선 이 사장은 중국 방문 이틀만인 2일 정 회장과 함께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었다.
 
재계 인사가 해외 정부 관계자와 만나 관광객 모객을 요청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 같은 노력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HDC신라면세점의 사업예정지인 용산 아이파크몰. (사진제공=HDC신라면세점)
 
면세점 사업자 특허 선정 직후 양창훈, 한인규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는 "면세점을 통해 대한민국 관광산업과 지역경제를 함께 살리겠다는 장기적인 로드맵과 그것을 구체화 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높게 평가해 준 것 같다"고 밝혔다.
 
HDC신라면세점의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상생방안과 용산전자상가 활성화 방안 등이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불러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지난 9일 최종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심사위원들은 양창훈, 한인규 공동대표에게 구체적인 상생방안과 용산전자상가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한화갤러리아는 한강 관광과 연계되는 여의도라는 지리적 특성과 중국인 관광객 확보를 위한 노력 등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 직후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시내 면세점 선정의 주요 요인에 대해 "63빌딩과 한강·여의도 지역의 새로운 관광 자원을 개발하는 등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면세사업자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는 63빌딩 면세점을 통해 도심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을 여의도 지역으로 유치해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문화와 관광이 연계된 새로운 쇼핑 문화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예정지인 여의도 63빌딩. (사진제공=한화갤러리아)
 
또 63빌딩 면세점의 1개층 전체를 100개 이상의 국내 중소·중견 브랜드 구성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에 일조하겠다는 계획 역시 큰 점수를 받았다는 평이다.
 
2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 확대, 유망 중소기업 판로 개척 지원 '히든챔피언 프로젝트', 중소·중견 면세사업자 지원, 지역주민의 실질적 복지에 기여하는 지역밀착형 '갤러리아63플랜' 등 상생과 사회환원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도 좋은 점수를 받는데 기여했다.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는 "한화갤러리아는 한강과 여의도 지역의 잠재된 관광인프라와 함께 한류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테마형 관광상품을 개발·운영하는 신개념 면세점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관세청은 기존 시내면세점의 투자·고용 규모를 감안할 때, 이번 시내면세점 추가특허로 약 3000억원의 신규투자와 4600여명의 고용창출, 외국인관광객 2000만명 조기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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