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급해졌다. 이번 면세점 특허 선정에서 신규(동대문)로 선정되지는 않더라도 기존 자사 면세점과 상권이 겹치는
신세계(004170)(명동)나
현대백화점(069960)(코엑스) 등 1개 기업이라도 선정되기를 바랐지만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연말 만료되는 시내 면세점 4곳중 2곳을 가지고 있는 롯데 입장에서는 '쟁취'하려는 이들과 '수성' 전쟁이 불가피해 졌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연말 시내면세점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소공점, 월드타워점), 부산 신세계면세점의 후속 사업자를 선정하는 특허신청이 오는 9월25일 마감된다.
사실상 신규 입찰이나 다름없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001740)(이상 서울), 신세계(부산)는 '방어전'에 나서야 한다.
이 중 서울지역 면세점 재입찰 3곳 중 소공점(본점)과 잠실 월드타워점 등 2곳을 지켜야 하는롯데면세점이 가장 분주하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운영 중인 서울 시내면세점 6곳 중 절반에 달하는 3곳을 갖고있다. 이 중 올해 말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2곳은 단순히 점유율을 떠나 롯데면세점의 대표적인 매장이기에 더욱 기업의 사활을 걸고 수성전에 나서야 한다.
특히 소공점의 경우 지난해 약 1조9700억원 매출을 올려 롯데백화점 본점 매출을 뛰어넘었다. 서울 시내면세점 전체 매출액(약 4조3500억원)의 45.4%를 차지하는만큼 롯데면세점 입장에서는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심장'이다.
하지만 경쟁자도 만만치 않다. 지난 10일 신규 면세점 운영권 특허를 놓치면서 자존심을 구긴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와 정지선 회장의 현대백화점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유통가 오너들의 자존심이 걸린 면세점 '2라운드'가 열리는 셈이다.
연말 워커힐면세점의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SK네트웍스도 면세점 특허권이 절실하다. 최근 KT렌탈 인수에 실패한데다 이번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에 실패함에 따라 자칫 회사의 신 성장동력을 잃게될 처지에 놓인 만큼 배수진을 치고 면세점 입찰전에 임할 전망이다.
한편 관세청은 이번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상위 2개 기업에게 각각 1곳씩 쥐어주는 신규 입찰과 달리, 서울 3장과 부산 1장을 각각 1장씩 개별적으로 심사해 면세특허권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사업권 1장을 두고 도전자가 몰릴 수도, 무혈입성할 수도 있는 이른바 '복불복' 입찰이 될 가능성도 존재해 막판까지 기업간 눈치작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오는 12월22일 시내면세점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 (사진제공=롯데면세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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