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판매업자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판매하는 소금이 특정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글을 올렸더라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단순한 약리적 효능을 홍보하는 정도에그쳤다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자신이 파는 소금이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처럼 허위·과대 광고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기소된 이모(43·여)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식품위생법상 금지된 허위·과대 광고 금지 규정은 식품의 약리적 효능에 관한 표시·광고를 전부 금지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고 그런 내용의 표시·광고라도 식품으로서 갖는 효능이라는 본질적 한계 내에서 식품에 부수되거나 영양섭취 결과 나타나는 효과임을 표시·광고하는 것과 같은 경우에는 허용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글을 올린 곳은 소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홈페이지와는 별도로 분리된 게시공간이고 글 제목 역시 '소금 관련 정보'로서 피고인이 판매하는 소금의 효능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 아니며 내용도 외국의 저명한 의학박사의 실존 저서 중 소금의 일반적인 효능에 대해 기술한 부분을 그대로 발췌해 저서의 일부임을 밝히면서 게시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글이 비록 특정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소금이 인체의 유지에 필요불가결한 성분이라는 점은 일반적으로 널린 알려진 정보이고 소금이라는 식품의 식품영양학적?생리학적 기능 및 그 기능의 결과로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렇다면 피고인의 행위는 특정 질병의 치료?예방을 직접적이고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처럼 표시?광고했다기 보다는 피고인이 판매하는 제품 판매를 촉진하려는 의도에서 소비자들에게 소금의 약리적 효능과 효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라며 "식품으로서 갖는 효능이라는 본질적 한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서, 소비자가 의약품과 혼동·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2012년 10월부터 약 1년간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 인터넷 홈페이지에 외국의 유명 의학박사가 쓴 도서 내용 중 소금이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이 되고 암세포 파괴, 혈압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올려 자신이 판매하는 소금이 질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1, 2심은 이씨의 행위가 자신이 제조·판매하는 소금을 홍보하는 효과가 있고 게시한 효능이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소금의 효능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며 유죄로 판단,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이씨가 상고했다.
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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