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 의혹, ‘직원 자살’로 여야 공방 가열
야 “박 대통령 진상규명 결단해야” vs 여 “근거 없는 의혹제기 안 돼”
2015-07-20 17:08:23 2015-07-20 17:20:55
국가정보원의 해킹 프로그램 도입 및 대국민 불법감청 의혹 논란으로 팽팽히 맞선 여야 대립이, 관련 실무를 담당한 국정원 직원 임모(45)씨의 자살을 계기로 더욱 격렬해지는 모양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 직원의 죽음이 ‘의혹을 더 키웠다’며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와 긴급현안질의, 박근혜 대통령의 진상규명 결단 등을 촉구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회 정보위원회 차원의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며 방어선을 쳤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만약 불법해킹이 없었다면 도대체 국정원 내부의 무엇이 오랫동안 국가정보업무에 헌신한 분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갔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의 침묵과 방관이 더 이상 길어져선 안 된다”며 “은폐를 시도할지, 국민 편에서 진상 규명에 나설지 대통령이 결정할 때가 됐다”고 압박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과거 2005년 ‘안기부 X파일 사건’을 거론하고 “이 사건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진상규명 의지로 검찰수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지고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국정원에 대한 지도감독의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진상규명 의지를 분명히 밝히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근거 없는 의혹으로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빠트려선 안 된다”며 “국회 정보위원회 차원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게 국익을 위해서도, 의혹 해소를 위해서도 올바른 방향”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어제 공개된 고인의 유서를 보면 ‘내국인과 선거에 대한 사찰은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면서 “최근 정치권의 논란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야당 책임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친박(박근혜)좌장’ 서청원 최고위원도 “지금은 경제살리기에 나설 때지 국정원 문제로 정치쟁점화 할 때가 아니다”며 “국정원이 도입한 해킹 프로그램, 진실은 모르겠지만 ‘국가 안위를 위해서 도입한 것이 아니냐’고 많은 국민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지난 18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야산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직원 임모(45)씨의 유서 전문을 경찰이 20일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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