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시장 강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개미 독무대로 불리던 시장에서 '큰손' 기관투자자들이 매수 주체로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대외 불확실성과 실적 우려 등으로 코스피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관 러브콜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코스닥 지수의 상승폭은 10%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5% 가량 하락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780선을 돌파, 7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800선 도달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코스닥 지수 상승을 이끈 일등공신은 단연 기관투자자이다. 기관은 지난달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1조2000억원 넘는 물량을 사들였다. 이번주 하락 장세가 연출된 날에도 기관은 순매수를 지속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의 주 활동 주체였던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부터 5000억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웠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6월 이후 기관 투자자의 매매 동향을 보면, 철저히 대형주를 팔고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을 매수하고 있다"며 "중소형주, 코스닥 강세 흐름이 더 연장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기관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3000억원 넘게 주식을 내다팔고 코스닥 시장으로 넘어오고 있다. 삼성전자, POSCO, 대우인터내셔널 등 대형주들의 2분기 실적이 대부분 실적 전망치를 밑돌며 중소형주의 상대적 투자 매력을 더 돋보이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말까지 업종 대표주(특히 수출주 중심)의 실적 공개가 계속된다는 점에서 대형주의 상대적 약세는 좀 더 연장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관 수급이 끊이지 않고 있는 종목 위주로 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지난달부터 7월 현재까지 기관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다음카카오, 컴투스, 메디톡스, 메디포스트, 파티게임즈, 위메이드, 한국토지신탁, CJ E&M,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순이다. 또 최근 닷새 동안 기관이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간 종목은 셀트리온,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 씨젠, 크루셜텍 등이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가 새로운 추세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이를 주도하고 있는 업종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달부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업종은 코스닥 전체 32개 업종 중 인터넷, IT S/W & SVC, 소프트웨어, 유통, 통신장비, 건설, 금융, 제약, 제조 등 9개"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중 인터넷, IT S/W & SVC, 소프트웨어 업종은 7월 들어 코스닥 지수보다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며 "최우선적인 트레이딩 대상으로 삼아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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