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대책)정부 믿고 집산 수요자만 봉?
사회적 부담 젊은층에 전가…"구매력 감소로 회복세 주춤"
2015-07-22 17:37:19 2015-07-22 17:50:00
 
올해 초만 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자신했던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꿨다. 금리와 대출 문턱을 낮추는 등 주택구입을 장려하던 기존 방향과 정반대의 대책을 내놔 주택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를 믿고 주택구입에 나선 젊은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는 불과 5개월 전 가계 부채 대응 방안을 발표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빠르지만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부동산을 포함한 총 자산이 부채보다 5배 이상 큰 만큼 부채 담보력이 양호하고, 정부가 설정한 연착륙 대책의 큰 틀에서 관리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줄곧 이렇게 강조하며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지원과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주택구입을 장려하던 정부가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집값이 떨어져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고, 기준금리 인상시 이자 부담이 커지는 등의 위험으로부터 대출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22일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을 내놓으면서 처음부터 빚을 갚아나가는 분할상환대출을 정착시키기로 했다. 또, 신청자의 담보물 가치보다 상환능력을 꼼꼼히 따져 대출이 진행되도록 시스템을 바꿔나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득요건이 강화되고, 거치기간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젊은 수요자들의 주거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투자수요와 실수요자들의 주택구매력이 감소해 모처럼 회복세를 만난 주택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수는 "정부가 가계부채, 특히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관리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다만, 주택구입을 부추기고, 규제를 완화했던 기존 입장에서 갑작스럽게 금융규제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수요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밖에 없는 만큼 정책 일관성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주택 거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전셋값이 오르면서 저금리와 낮아진 대출 문턱 등을 이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규제로 이들의 구매력이 크게 저하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최근 주택시장 주 구매층으로 떠오른 20~30대 수요자들의 주거비용 증가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성용 CR피플앤시티 대표는 "임대차 시장 가격 상승으로 주거비용을 줄이기 위해 정부의 말만 믿고 주택구입에 나선 젊은 수요자들의 주거비용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전세시장 진입이 힘든 실수요자들이 결국 월세시장에 진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젊은층에 전가하는 겪이라는 지적도 있다.
 
B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초 정부가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은 주로 기존 주택 구매층이었던 40~50대 수요자들의 부담을 낮춰줬다"며 "하지만 이번 규제강화로 정부의 말만 믿고 주택구입에 나섰던 젊은 수요자들은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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