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주식매수청구 가격 방어나서
삼성물산과 함께 주가 하락세…"주가부양 효과 긍정적일 것"
2015-07-26 12:00:00 2015-07-26 12:00:00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결정된 이후 두 회사의 주가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제일모직이 주가 방어을 위해 4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주가 하락에 따라 예상되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방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4일 기준 제일모직의 주가는 16만9500원, 삼성물산은 5만8000원으로 주주총회 전날인 16일 주가 19만4000원, 6만9300원과 비교해서 각각 12.7%, 16.4% 하락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은 보통주 1주당 15만6493원, 5만7234원이다. 제일모직은 아직 1만3007원의 여유가 있지만 삼성물산은 불과 766원 차이다.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두 회사 합쳐 1조5000억원이 넘으면, 합병결의가 취소될 수 있어 두 회사 모두 주가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제일모직은 오는 10월23일까지 3개월 간 자사주 250만주(1.85%, 4400억원)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계획대로 자사주를 취득한다면 제일모직의 자사주는 14.1%에서 15.95%로, 합병법인(제일모직+삼성물산) 기준으로는 11.01%에서 12.33%로 늘어난다.
 
제일모직에 비해 삼성물산이 주식매수청구권 방어가 시급하지만 삼성물산은 지난달 10일 KCC에 자사주 5.96%를 매각했기 때문에 3개월 간 자사주를 매입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두 회사 주가흐름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합병 전 공약했던 주주가치 제고의 첫 조치를 단행했다”며 “이번 결정으로 두 회사 주가 모두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말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결의 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는 1대 0.35인 합병비율과 연동된다”며 “자사주 매입은 제일모직에는 물론 상대적으로 매수청구권 리스크가 큰 삼성물산의 고민을 덜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회사 주주들은 다음달 6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제일모직이 다음달 6일까지 자사주를 적극 매입할 공산이 크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제일모직의 3개월 일평균 거래량 68만6015주를 기준으로 다음달 6일까지 자사주 1.85%를 전부 매입한다면 일평균 거래량의 36.4%(25만주)를 매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주가는 자사주 매입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실적개선은 물론 배당증가, 자사주매입 등 지속적인 주주환원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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