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월요일 오후 찾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중·장년 층 여성 고객으로 가득했다. 가장 먼저 살펴본 곳은 3층 여성복 코너다. 삼삼오오 모여있는 40~60대 중·장년층 여성 쇼핑객들이 매장을 오가며 분주하게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매장마다 꼼꼼하게 옷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던 이들은 이내 불만족스러운지 옆 매장으로 옮겨간다. 이들의 한 손엔 핸드백과 함께 쇼핑백이 1~2개씩 쥐어져있었다.
10층과 11층 식당가의 풍경도 마찬가지다. 이미 식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2~3시에 방문했음에도 주요 식당과 카페에는 2~4명씩 모여 앉은 40~60대 중년여성들로 가득했다.
지하 주차장도 빈 공간이 없을정도로 꽉 차있다. 기자가 약 30분간 주차장 입구 진입하는 차량을 지켜본 결과 대부분의 차량 운전석에는 중년 여성이 앉아있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3층 여성복매장에 40~60대 중·장년 여성고객들이 모여 옷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곳에서 만난 박순애(59)씨는 "평일 내내 근무한 남편이 주말에 함께 쇼핑하러 나오는 것을 꺼려하다보니 친구들이나 이웃과 함께 오게 된다"며 "주말보다 사람도 적고 평일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도 좋아 주로 평일에 백화점을 방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은 주말 가족행사나 모임 등의 이유로 주중에 쇼핑을 즐겨하는 경향을 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연령대별 매출 구성비에 따르면 40~50대 고객들의 주중 매출 비중이 6월들어 크게 올랐다. 1~5월까지 이들의 주중 매출비중은 37.4%에 불과했지만 6월들어 53.3%를 기록하며 주말 매출을 넘어섰다.
특히 평일 낮시간에는 중장년층 여성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실제로 기자가 평일 오후 방문한 백화점 내부에는 여성 비율이 80~90%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20~30대 젊은 고객이나 남성고객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백화점 식당가에 위치한 한 카페에 중·장년층 여성고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중년 여성고객들은 단순히 백화점 방문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갑을 열고 통큰 소비를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13일 주중에 집중적으로 쇼핑하는 중·장년층 여성을 겨냥해 선보인 '신세계 디자이너 페어'는 주말에 진행했던 지난해(1억6000만원)보다 3배 이상 높은 4억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평균 매출도 1억원으로 지난해(5000만원)보다 2배 높았다. 일반적으로 주말 매출이 높을 거란 예상을 뒤엎은 셈이다.
이에 백화점 업계는 앞으로도 고객과 매출 상관관계를 분석해 대형행사를 기획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예로 신세계백화점은 27일 시작한 '모피&디자이너 특집전'을 수요일인 오는 29일까지만 진행할 계획이다. 40~60세 여성고객들의 올 상반기 모피 상품의 매출비중이 전체의 75%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손문국 신세계 패션담당 상무는 "지난 디자이너 페어의 성공요인을 분석해 이번 대규모 모피 행사도 중·장년층 고객들을 위해 평일에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백화점 지하주차장은 평일임에도 주차된 차들로 가득하다. 대부분의 차량 운전석엔 중년 여성이 앉아있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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