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미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며 러시아발 기축통화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달러-유로 환율이 1.43달러를 넘어서며 유로화 대비 달러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유로화는 이머징마켓 국가들이 달러를 대신할 새로운 기축통화 창설을 논의할 것이란 소식에 달러 대비 나흘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85% 하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는 최고 수준을 보였고 캐나다달러 역시 달러 대비 8개월래 최고치에 접근했다.
달러화는 호주와 뉴질랜드 통화에 대해서도 1% 이상 하락했으며 엔-달러 환율 역시 1.09% 하락한 95.53엔에 거래돼 달러 약세 현상을 반영했다.
미국의 4월 잠정주택판매가 기대 이상으로 증가하고 영란은행(BOE)의 최근 주택 융자가 급증하는 등 미국과 영국의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같은 안전자산의 선호가 위축됐다.
헨릭 걸버그 도이체방크 런던지점 통화연구원은 "러시아 이외에도 새로운 기축통화에 대한 필요를 제기하는 나라들이 많다"며 "이것이 일정 부분 최근의 달러화 약세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이달 중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4개국) 정상들을 만나 새로운 기축 통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임을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렸던 주요20개국 회의(G20)에서도 달러를 대신할 초국가적 통화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향후 국제 금융시스템의 기초가 될 좀 더 보편적인 국제 결재 수단이 필요하다"며 "미국에서 촉발된 이번 금융 위기로 기축통화로서 달러에 대한 평가가 변했다"고 말했다.
이날 런던국제거래소에서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 하락한 78.33을 기록해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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