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은행 거래 및 카드사용 내역 등 금융정보 등을 한 곳에서 관리하는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은행연합회의 인력 이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가 직원 설득 절차도 없이 신설기관에 연합회 직원 절반 이상을 투입하는 방안을 진행하면서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등의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 명동 은행회관 건물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설립하기 위한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에서 기관장을 포함해 112명(은행연합회 80명, 생·손해보험협회 25명, 별도 인력 7명)의 인력을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밝혔다. 신설기관을 은행연합회 산하 별도 기관으로 만든다는 점도 재차 표명했다.
인력 구성에서 은행연합회 출신 비중(70%)이 월등이 많은 이유는 은행연합회가 약 30여년간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의 역할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합회에서는 전체 직원(170여명)의 절반에 가까운 인력을 직원의 동의도 없이 신설기관으로 보내야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직원들이 신설기관으로 가려면 사표를 제출하고 그 소속으로 다시 채용돼야 한다"며 "개인의 신분상 문제와 직결되는 것인데 금융위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에서는 통추위의 조직 구성 및 인력 방안은 아직 의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꿀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연합회는 신용집중기관이 연합회 산하기관으로 설립되는 것에도 반대하고 있다.
산하기관은 법률상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거나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해야 성립하지만, 지분 개념이 없는 비영리법인은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신설되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은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지분을 확보할 방법도 없고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통추위에서도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조직과 인원 구성에 대해서는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통추위원들이 은행연합회나 일부 국회의원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중"이라며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별도 산하기관 설립안은 지난달 13일 의결된 만큼 되돌리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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