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가 가파른 하락세(원·달러 환율 상승)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1120원대에 머물렀던 환율은 최근 1170원대까지 올라서는 등 한 달 새 50원 가까이 급등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달러 강세가 심화되면서 곧 1200원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이 9월에 이뤄지면 한 달 내에 1200원 상승은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6일 1126.5원에서 8월5일 1173.6원까지 50원 가까이 급등했다. 8월5일 환율은 3년2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이다. 사진/뉴스1
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6일 1126.5원에서 8월5일 1173.6원까지 50원 가까이 급등했다. 6일에는 외환당국의 경계감과 유로화 강세 영향 이슈로 출렁이는 장세를 보이다 1160원대 후반에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큰 외환시장을 예상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달러가 강세를 보이겠지만 경제지표나 연준 인사들의 발언 여파에 따라 장세가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9월중에는 1200원대까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중 1180원을 상향돌파한 후 금리인상에 대한 신호가 나타나면 9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에도 1200원 돌파는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거침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곧 원·달러 환율 1200원선은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금리인상 신호가 포착되면 시행되기 전이라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미국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조정 장세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계속 상승할 것"이라며 "올 연말에는 1250원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도 "미국 연준 금리인상 시기가 점차 다가올수록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하루 변동 폭은 급락·급등이 심화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상승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최근 큰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한달 새 50원 가까이 올라 상승률 5%에 이르렀다.
지난 5일에는 원·달러 환율 마감가가 1173.6원까지 오르며 2012년 6월8일(1175.4원)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1년 전인 2014년 8월5일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028.2원에 불과할 정도로 원화강세가 심했다.
하지만 최근 원화가 약세로 전환된 데는 대외적으로 안전 자산인 달러·엔화에 대한 선호도가 커졌고,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서 한국의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달러화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9월 금리인상 기대감이 달러 강세를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원화약세가 심화되면서 시장은 수출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6월 말 1100원 언저리에서 등락하던 원·달러 환율은 7월 말 1170원 수준으로 상승해 1개월 새 원화 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4.6% 하락했다"며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는 현상이 금융 불안을 키우기보다는 수출 여건의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