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임원·직원간 연봉차 11배 "상대적 박탈감 키운다"
2015-08-09 12:58:18 2015-08-09 13:05:21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지난해 국내 30대 그룹 계열 상장사 임원과 직원의 평균 연봉이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부 그룹의 경우 실적과 무관하게 임원 연봉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직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상장사 없는 부영그룹 제외) 계열 상장사의 임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지난해 7억5488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직원 평균 연봉은 6999만원 수준으로, 임원과 직원 평균 연봉차가 10.8배에 이른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임원 연봉은 14억9794만, 직원 연봉은 8766만원으로 차이가 17.1배에 달했다. 또 2위 현대자동차그룹은 임원 12억7086만원으로 직원 9278만원의 13.7배, 3위 SK그룹은 임원 7억1096만원에 직원 7292만원으로 9.7배를 기록했다.
 
30대 그룹 중 임원과 직원의 연봉 차이가 가장 큰 곳은 현대백화점그룹으로, 임원 평균 연봉은 11억5704만원, 직원은 4448만원으로 연봉차이가 26배에 달했다. 반면 대림그룹은 임원 2억5851만원, 직원 7505만원으로 3.4배 차이를 보이며 가장 작은 격차를 보였다.
 
이같은 연봉격차는 그룹 내 상장사별로 살펴보면 더욱 커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임원 평균 연봉이 83억3000만원에 달해 직원 1억200만원에 비해 81.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현대백화점은 임원 38억7200만원, 직원 5400만원으로 71.7배였으며 현대제철 역시 임원 48억6700만원, 직원 8700만원으로 55.9배에 달했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재벌닷컴의 정선섭 대표는 "외국은 실적을 기반으로 최고경영자의 연봉을 책정하고 있지만 국내는 실적과 무관한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갖고 있다"며 "국내에서 임원과 직원의 연봉 격차가 10배 이상 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즉 외국 CEO들의 경우 책임 경영을 펼쳐 성과가 있을 경우 높은 연봉을 받는 구조이지만 국내에서는 연공서열식 임금체계에 따라 실적이 좋지 않아도 임원들은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국내 CEO 대부분은 기업 경영에 권한을 갖고 능력을 발휘하기보다는 총수의 대행 역할에 국한된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이같은 연봉격차는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연봉격차는 생산성 대비 임금을 받는, 합리적인 노동가치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노동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연봉은 곧 고용이 줄어드는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설득력있는 임금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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