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지난 4일 발생한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응징 차원으로 11년 만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10일 입장자료를 통해 “이날 오후 5시부터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부분 시행한다”며 “이러한 조치는 ‘북한의 도발 시에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행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난 2004년 6월 15일 남북장성급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이후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에 따른 5.24 조치로 재개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방송이 유보되고 있었고 이번에 11년 만에 실시된 것이다.
국방부는 최근 청와대 국가안보실과의 협의를 거쳐 방송 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이번 목함지뢰가 매설된 파주 1사단과 중부 지역 등 2곳에서 실시하며 확대 여부는 추후 검토할 예정이다.
방송의 주요 내용은 자유민주체제의 우월성과 북한 정권의 실정, 인권 탄압, 세계 소식, 기상예보 등의 콘텐츠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진다. 방송 시간은 심리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불규칙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대북 심리전의 일환인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지난 2010년 우리 군이 확성기방송 재개 방침을 발표하자 북한은 인민군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의 ‘공개경고장’을 통해 “대북 심리전이 재개되면 확성기 등을 조준 타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고 북한이 조준 타격 등 실제 무력대응에 나설 경우 남북간 무력충돌 우려 등 군사적 긴장수위가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안영호 국방부 합동조사단장(준장)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폭발사고에 대한 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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