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를 확보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 기업공개(IPO) 추진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는 지난달 2일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서는 한국거래소지주(가칭) 설립, 코스닥시장 경쟁력 강화, IPO와 국제화 추진, 거래소 외부 경쟁환경 조성 등을 내세웠다.
거래소가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해외 거래소들의 빠른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현재 해외 거래소들은 IT기술의 발달과 거래 수요의 다양화로 ATS, 내부주문집행 등 새로운 형태의 거래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독점거래소에 집중됐던 매매체결 기능이 다양한 기관으로 재분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 2013년 11월 ICE는 NYSE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거래소로 성장했으며 주식과 파생상품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또 HKEx는 일반상품 영역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 2012년 12월에는 런던금속거래소(LME)를 인수했다. 특히 아시아에서도 싱가폴 SGX가 대만, 일본의 거래소와 연계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 2013년 JPX가 지주회사로 전환 후 상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 지주회사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빠르면 다음달 거래소 지주체제 개편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 거래소는 지주회사 전환, 국내외 경쟁과 연계, 제휴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이 나타나고 있으며 기업과 투자자에 대한 서비스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IPO도 추진한다. 지난 7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자회사별 자율·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성과체계·인사관리체계를 개편할 것"이라며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글로벌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Joint-Venture) 등을 추진하고, 지분교환을 통해 글로벌 거래소 네트워크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거래소는 경영자율성을 확립하고 국제화 기반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시장감시 기능도 재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가 IPO를 진행할 경우 영리성 강화로 시장 감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IPO를 진행하면 각 시장 자회사의 시장감시 기능은 별도로 분리된 비영리 법인에 위탁해 운용할 것"이라며 "시장감시법인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시장감시법인에 대해서는 현행 시장감시위원회와 동일한 수준의 공적 통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모든 거래소지주회사와 독립거래소, ATS 등이 시장감시법인의 회원이 돼 시장감시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강화로 코스피시장에 버금가는 하나의 메인보드시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상장활력 제고와 기업 포트폴리오 다양한 상품 개발 등을 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이 경쟁없이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코스닥 시장 특유의 혁신과 모험성이 부족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에 거래소는 코스닥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코스닥 주식선물, 코스닥150 등을 시장에 선보였다.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면서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개발한 상장지수증권(ETN)에서도 코스닥 종목들을 중심으로 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거래소는 이 같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자본시장의 발전을 선도하고 투자자와 기업들에게 좀 더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로 자본시장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독점적 공급자에서 수요자와 시장친화적 서비스 기관으로 변해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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