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시장은 1년에 약 100만대 규모다. 시장이 한정된 탓에 수요잡기 경쟁이 거세다. 올해는 2000년대 초반 폭발적으로 보급됐던 제품의 교체수요 발생과 긴 추석연휴, 결혼시즌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다소 늘 것으로 보이지만 대체로 제한적 성장이라는 평가다.
삼성은 스테인리스 소재의 '메탈쿨링김치통'을 탑재하고 한층 개선된 메탈그라운드 기술이 적용된 지펠아삭을 출시했다. 메탈그라운드는 ±0.3℃의 정온유지 성능으로 땅 속 저장 환경을 완벽에 가깝게 구현한 기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도 편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기술로 김치보관에 최적화된 온도를 구현했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9일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스테인리스 소재의 '메탈쿨링김치통'을 탑재한 2016년형 삼성 지펠아삭 김치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LG는 숙성기술에 주목했다. 지난해 자체 개발한 유산균 생성 알고리즘으로 김치 맛을 결정지은 유산균을 기존 제품보다 최대 9배 더 만들어 내는 '210일 유산균 기술'에 이어 올해는 유산균을 12배 늘려주는 '유산균김치+ 기능'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김치 유산균 연구의 전문가인 장해춘 조선대학교 교수와 공동 연구도 진행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유산균김치+는 감칠맛을 살려주는 유산균이 가장 잘 자라는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며 "뚜껑식 제품에도 추후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 모델이 디오스 김치톡톡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양사의 신경전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전제품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1위 쟁탈전이 치열한 세탁기와 가전의 꽃인 TV가 그 중심이다.
삼성은 최근 LG의 RGBW UHD TV에 대해 "RGBW UHD TV는 UHD가 아니며, 세계시장에서 RGBW 방식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LG는 "국제 인증기관에서 4K 해상도를 인정하는 정의에 충족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삼성이 2년여의 연구 끝에 내놓은 '애드워시' 세탁기에 대해 LG는 "우리는 세탁물 추가 버튼이 별도로 있어 이것만 누르면 되는데 (삼성은) 왜 조그만 문을 달았는지 의문이 든다"며 평가절하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한된 시장에 기술개발도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에서 양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구조"라며 "제품 비교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보다는 고객 가치를 최우선에 두는 경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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