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값 인상 검토 사실을 부인하던 한국수자원공사가 내부적으로는 내년부터 2년마다 물값을 5% 인상하는 안을 검토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민홍철 의원(
사진)은 20일 수자원공사의 지난 6월 16일 이사회 회의록과 '중장기(2015~2019) 재무관리계획(안)'을 입수했다며 "이 문건에 수자원공사가 2016년부터 2년마다 물값을 5% 올려 향후 5년간 4153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민 의원에 따르면 수자원공사 이사회는 당초 '수도관로 복선화, 노후관 교체 등 수도시설 안정화 사업을 위한 투자재원 마련(2030년까지 3조9000억원)을 위해 격년 5% 요금 인상'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안에 포함시켰다.
수자원공사는 이를 통해 현재 원가 대비 83.8% 수준인 수도요금을 90% 수준까지 올린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민 의원이 입수한 당시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수자원공사 이사 중 한 명은 "물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물을 낭비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가뭄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물을 아껴야 하는 의식이 높은 가운데 물값 인상을 위한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K-water의 물값 인상에 대해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의 추후 협의과정에서 '4대강 부채 문제로 인한 국민감정' 등의 이유로 최종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의원은 "수자원공사의 부채가 4대강 사업 이전인 2008년 2조원에서 2014년말 13조5000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노후관 교체 등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수공이 무리하게 요금인상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던 지난 6월에 수공 이사회에서 '가뭄이 심각한 상황이니 지금이 물값 인상을 위한 적기'라는 내부논의가 있었다는 것은 공기업인 수공이 국민을 물로 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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