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1만원권은 내일이나 모레 오셔야 바꿔드립니다. 지금은 신권이 동나서 바꿔드릴 수 없어요."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이나 친척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용돈 명목으로 구권을 신권으로 교환하다 보니, 신권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추석과 설 명절 기간 동안 신권을 방출하고 있음에도, 공급이 수요를 쫒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만원권 신권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가 됐다. 용돈으로 5만원권 한장보다는 만원권 5장을 봉투에 두둑하게 담아 주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진 탓이다.
농협은행 태평로 지점 직원은 "이맘때쯤 되면 만원짜리 신권이 귀해진다"며 "이 때문에 농협 지점 별로 신권을 더 많이 가져가려는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5만원권 신권은 그래도 있는 편인데, 만원권은 부족해서 충분히 바꿔드릴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권 수요가 많아지자 은행마다 교환 한도를 정해놓고 개인이 신권을 몽땅 뽑아가지 못하도록 조처하고 있다. 신권 교환 한도는 각 영업점이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재량껏 정한다.
신한은행 모 지점의 경우 24~25일 양일간 교환 한도를 5만원권 4매, 만원권 10매, 1000원권 2매로 제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모 지점은 같은 기간 동안 5만원권 10장, 만원권 10장으로 비교적 후한 한도를 적용했다. 신권이 들어올 구멍이 없어서 한도 자체가 없는 지점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근처 영업점보다 한국은행이나 각 은행 지부에서 신권을 바꾸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며 "고속도로 이동점포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직원들이 발행된 신권을 시중은행에 배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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