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시중에 유통된 상품권 10억장의 액면가치가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윤호중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30일 한국조폐공사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 분석 결과 "조폐공사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공급한 상품권은 약 10억장이었으며 공금액면가 기준으로 볼 때 그 액수가 무려 30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은 백화점을 포함한 유통사로 납품된 상품권으로 총 26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전통시장이 2조4000억원, 정유사가 1조4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유통사 상품권 발행규모는 6억6523만여장으로 전통시장 상품권 발행규모인 2억6276만여장의 2.5배에 불과하지만 공급액면가에 따른 실질적 공급금액 규모는 10배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큰 규모로 상품권이 발급되고 있는 유통사의 상품권 발급 세부 내역을 보면 2011년부터 발급된 7만원권이 ▲4만8000장(2011년) ▲4만장(2012년) ▲3만2000장(2013년) ▲132만3000장(2014년) 으로 크게 증가하며 2013년 대비 2014년 증가율이 97.6%에 달했다.
액면가 50만원 이상의 유통사 고액상품권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4조90억원 규모로 총 801만장이 발행되고, 30만원권은 423만장에 1조2705억원, 10만원권은 1억2909만장에 12조9095억원 어치가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통사와 전통시장, 정유사 및 기타를 모두 합친 상품권 공급규모는 ▲1억3639만장(2010년) ▲1억6192만장(2011년) ▲2억1229만장(2012년) ▲2억6038만장(2013년) ▲2억551만장(2014년)으로 2014년을 제외하고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현재 5만원권 환수율은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구매자나 사용자가 누군지 파악할 수 없는 고액상품권 발행량 증가는 지하경제가 확대되는 신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50만원권 등 고액 상품권의 유통으로 인해 현금으로 5만원권을 운반하는 데 필요한 도구의 크기가 1/10로 줄어들 수 있게 됨을 유추할 수 있다"며 "이는 대규모 현금거래에 상품권이 동원되고 자금원천이 불법적이어도 상품권 유통에 대한 추적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지하경제 양성화에 역행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의원은 최근 유통업체가 2014년부터 향후 5년간 6636억원의 낙전수익(상품권 소멸시효 경과에 따른 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발표를 인용하며 "상품권이 유통업체의 또 다른 수익 수단이 되고 있음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경실련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조폐공사를 통해 발행된 전체 상품권 발행액에 (주)한국문화진흥, (주)해피머니아이엔씨, 한국도서보급(주) 등 상품권 전문 발행업체의 평균 낙전율(상품권 소멸시효에 따른 이익) 2.5%를 적용한 결과다.
윤 의원은 "조폐공사는 계약에 의해 생산된 상품권 유통상 발생하는 낙전수익 등에 관해 업무관련성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유관기관과 협력해 상품권이 어느 부분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는지 그 범위 정도는 파악해야 한다"며 "고액상품권 발행 전 등록 및 회수 정보를 금융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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