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분양물량이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1순위 마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기존 주택시장은 거래량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매수심리가 위축되는 등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30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10만8045가구로 올들어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이는 올해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됐던 지난 7월 4만2325가구보다 155%나 증가한 것이다. 또한, 이 업체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계속되는 분양물량 증가에 일각에서는 과잉공급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9월 전국 분양단지는 70개 단지에 이른다. 이 가운데 무려 72.8%인 51개 사업장이 순위 내 마감됐다. 1순위 마감단지도 절반이 넘는 36곳(51.4%)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달에는 31개 사업장 가운데 순위 내 마감단지는 15곳(48.3%), 1순위 마감단지는 3곳(9.6%)에 불과했다.
◇2015년 월별 분양물량 및 매수우위지수 추이 자료/리얼투데이·KB국민은행
이와는 달리 기존 주택시장은 거래량 증가세가 주춤해지고, 매수심리가 약화되는 등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결과 30일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459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8756건)보다 3.39%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1만건을 밑도는 것은 지난 2월(8540건) 이후 7개월 만이다.
서울 거래량 집계가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신고하면 되는 신고일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9월 거래량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거래량 증가폭은 올 들어 최저 수준일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올해 거래량 증가폭이 가장 적었던 달은 9.0%를 기록한 지난 2월이었다. 특히, 지난 6월 1만1183건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16%나 증가한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수심리 역시 얼어붙고 있어 향후 기존 주택시장의 소강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를 보면 9월 평균 매수우위지수는 76.9로 지난 7월 82.1을 기록한 이후 8월 78.3에 머무는 등 2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수우위지수는 부동산 현장에서 느끼는 매매수급 동향으로, 100을 초과할수록 주택구입을 원하는 수요자가 많다는 의미다.
거래량 증가폭이 줄고,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단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8월 2억35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던 강서구 가양동 가양6단지 전용 39.6㎡는 9월 들어 500만원 하락한 2억3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또, 도봉구 쌍문동 현대1차 84.66㎡는 같은 기간 2억7400만원에서 2억4600만원으로 소폭 하락했고,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84.8㎡는 8월 거래가 이뤄진 5건이 모두 10억원 넘는 가격에 거래됐지만 9월 거래된 3건은 9억9000만원 수준에서 팔렸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아파트값 상승세에 대한 부담으로 추격매수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거래량 증가폭이 감소하고, 매수심리도 다소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급불균형과 전셋값 상승, 저금리 기조 등에 대한 변수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거래량 증가폭 감소와 그에 따른 가격 상승폭 둔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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