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과 관련해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 서민주거 안정도 쉽지 않은 세상에 왜 중산층을 위한 임대를 공급키로 했을까. 국토부는 "중산층의 뉴스테이 이동으로 시장에 월세집이 많아질 것이다. 중산층은 임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말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집니다. 뉴스테이 공급으로 현재 중산층이 거주하는 수준급 주거시설을 갖춘 월세 아파트가 서민들의 부담 가능 범위까지 가격이 떨어질지 의문입니다.
임대주택은 현재 주택구입 능력이 없는 사람들의 초기 주거안정과 목돈 마련을 위해 제공되는 나라가 주인인 주택이죠. 현재 주택구입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지 구입 의사가 없는 사람들에게 공급되는 집이 아니죠. 그런데도 세금격인 기금을 퍼부어주고, 건설사와 재무적투자자들의 입맛에 맞춰 법 개정도 해주며 공급을 독려하고 있죠. 그 돈으로 서민임대아파트를 지었다면 그렇게 많은 비난을 듣진 않았겠죠.
일단 인천에서 공급된 뉴스테이의 임대료는 상승률을 3%로 제한했습니다. 나라에서 5%를 받아도 된다는데 3%만 받기로 했습니다. 수원에서 공급되는 뉴스테이는 임대료 인상률을 5%로 제한했는데요. 인천이 보증금과 월임대료를 모두 3%를 인상할 수 있는 반면 수원은 월임대료만 5% 인상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 고정을 감안하면 임대료 상승률은 2% 선에서 인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월셋집은 월임대료가 수익률의 기본이 됩니다.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수익 기초는 탄탄해 집니다. 하지만 이들 단지는 임대료 장사로 수익률을 올릴 생각이 크진 않은 것 같습니다.
임대료 외 다른 요소들에서 수익을 채울 수 있겠지만, 핵심은 역시 8년(또는 10년) 후겠죠. 분양전환. 현재 뉴스테이는 분양전환이 안됩니다. 올 연말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뉴스테이법에는 분양전환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습니다. 하지만 의무임대기간 후 분양전환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이야기 나눠 본 공급자들도 당연히 분양전환 또는 매각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있었으니까요.
왜 중산층을 위한 임대아파트를 지었을까라는 의문에 뭔가 달라붙는 지점입니다. 정부는 뉴스테이를 통해 아파트를 파는 건설사와 구매력이 높은 중산층을 연결시켜준 것은 아닐까? 알려진 바로는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되는 방 3개짜리 뉴스테이는 보증금이 5억원 전후가 될 거라고 합니다. 동탄2신도시와 김포한강신도시도 1억원 정도의 보증금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집을 살 생각이 있다면 언제든지 세입자에서 소유주로 돌아설 수 있는 사람들이죠.
정부는 뉴스테이라는 곳에서 집을 너무 팔고 싶어하는 건설사와 마음만 먹으면 집을 살 수 있는 하지만 아직 집을 사고 싶지는 않은 구매력 높은 잠재적 소비자를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10년 정도 후에는 알게 되겠죠.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