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가 미국의 제조업 경기 뿐 아니라 서비스업 등 미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달러 강세와 중국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으며 지표들이 줄줄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공급관리자협회(ISM)는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6.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50을 넘기긴 했지만 전달 수치였던 59와 전문가 예상치 57.5를 모두 밑도는 것이다. 또한 3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진 것이기도 하다.
세부항목들도 모두 부진했다. 신규 수주지수가 전달의 63.4에서 56.7로 하락했고 비용지불지수도 50.8에서 48.4로 내렸다. 다만 고용지수만 56에서 58.3으로 상승했다.
이날 시장 조사기관인 마르키트가 별도로 발표한 9월 서비스업 PMI 최종치도 55.1을 기록하면서 잠정치 55.6보다 낮아졌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르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PMI 지표들만 살펴보면 미국 경제 회복이 다소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비스업 지표가 발표되기 전 발표됐던 미국의 제조업 관련 지표들은 더 부진했다. 지난 9월 ISM 제조업 PMI지수는 50.2를 기록하며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뿐 아니라 그동안 미국 경제 회복의 중심이었던 고용까지 부진했다. 9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14만2000명을 기록하며 20만건을 넘길 것이라 예상했던 전문가들 전망을 크게 하회했다.
이렇게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의 경제가 둔화되면서 제조업 경기가 둔화될 뿐 아니라 서비스업과 관련해서도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은행(WB)은 이날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태평양 신흥국가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에 제시했던 6.7%보다 낮은 6.5%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역시 6.7%에서 6.4%로 낮추며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이렇듯 총체적 지표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 인상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10월과 12월 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트레이더들은 각각 2%, 29%로 매우 낮은 수준인 반면 내년 3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51%로 가장 높다.
조 라보냐 도이치뱅크 미국 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보다 더 양호한 지표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며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린다고 믿고 있다면 당신은 매우 순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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