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사 임원들은 자신이 투자를 결정할 때는 스타트업이 가진 기술력과 열의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고 입을 모았다. 설립자 개인의 능력이나 아이디어의 참신성 보다는 기술적 완성도와 팀원 모두가 함께 여러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열의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긴다는 것이다. 또 아이디어를 사업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실행력도 글로벌 투자사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아울러 능숙한 영어 구사 능력이 전제된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필수 조건으로 꼽았다.
6일 코엑스에서 열린 모바일 스타트업 컨퍼런스 '맥스 서밋 2015'에서는 '해외 투자사들이 바라보는 국내 모바일 스타트업 생태계'라는 주제의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회에는 김유진 스파크랩스 상무, 스티브 리(Steve Lee) 아포라벤처스 이사, 팀 채(Tim Chae) 500스타트업스 파트너 등 글로벌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기업육성기관)들의 임원들이 참석했다. 토론 참석자들은 각 엑셀러레이터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 심사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스타트업들 상당수는 해외 엑셀러레이터들로부터 투자와 지원을 받길 원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6일 코엑스 '맥스 서밋 2015'에서 글로벌 엑셀러레이터 임원들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류석 기자
스타트업 투자시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 스티브 리 아포라벤처스 이사는 "누구나 계획은 갖고 있지만 실제 그 계획을 실천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실제 계획을 집행하고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 만한 열의와 실행력이 있는 팀인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유진 스파크랩스 상무는 "우리도 팀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핵심 기술은 무엇이고, 어떤 개발자들이 만들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외국에 비해 국내 스타트업들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신감이 결여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스티브 리 이사는 "한국에는 정말 훌륭한 엔지니어들도 많고 똑똑한 창업자도 많은데, 자신의 능력에 비해 자신감이 매우 부족한 것 같다"며 "이러한 부분은 스타트업이 해외로 진출하는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김유진 상무는 "영어 등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부족하다보니, 기술이나 디자인 등의 측면에서도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팀 채 파트너도 "해외에서는 네트워크 행사에서 서로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한국 스타트업은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며 "실리콘밸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여러 기업가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영어를 통해 해외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도 투자 기회를 다른 팀에게 빼앗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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