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적합업종 법제화 추진에 대-중소기업 입장 엇갈려
2015-10-07 14:46:51 2015-10-07 14:46:51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의 일환으로 진행중인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두고 중소기업계와 대기업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반면 대기업 쪽에서는 무용론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중기적합업종제도는 지난 2011년 도입된 후 최장 6년간 중기업계를 보호할 수 있도록 되어있으며 오는 2017년 일몰을 앞두고 있다.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민간중심으로 합의함으로써 대·중소기업 간 합리적 역할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7일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올해 말 유통·서비스업 15개 품목에 대해 적합업종 재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부에서 적합업종 무용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며 "적합업종의 법적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제도를 뒤집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거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의 적합업종 지정과정에서 대기업들은 외국계기업에 의한 시장잠식을 우려한 바 있다. 하지만 외국계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2011년 0.7%에서 2년 후 0.8%로 0.1%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계에서는 같은 기간 대기업들의 MRO시장 점유율도 1.3%포인트 상승하고 매출액도 늘면서 대기업들의 반대논리가 허구였음이 드러났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월 1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적합업종 경쟁력강화위원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이와 같은 소모적인 싸움을 피하는 차원에서도 법제화는 필요하다"며 "기존 자율합의가 제대로 굴러간다면 굳이 제도를 바꾸거나 강화할 필요가 없겠지만 어느 한쪽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제대로된 운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이기에 법제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적합업종이 중소기업 육성효과도 없고 통상규범 저촉소지만 높인다며 법제화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병기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적합업종 제도 법제화는 과거 실패했던 고유업종 제도의 법적인 부활에 불과하다"며 "1985년에서 2006년 사이 중소기업 고유업종에서 해제된 중소사업체의 생산액이 평균 11.0% 증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적합업종 제도는 특정 업종에 대한 경쟁의 제한, 특정 경제주체에 대한 사전적인 진입규제, 특정 사업자에 대한 보호주의 성격이 강한 제도로 입법화될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통상 위배소지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박지원의원 등은 적합업종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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