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반쪽' 임금협상에 진통
2개 법인 노조, 같은 제시안에 상반된 협상
2015-10-07 16:35:58 2015-10-07 16:35:58
서울 역삼동 홈플러스 본사. (사진=뉴스토마토)
홈플러스테스코가 노조와 2015년도 임금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반면 또 다른 법인인 홈플러스 노조와는 여전히 갈등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 2개의 법인으로 구성돼있다. 대형매장 107개를 거느리고 있는 홈플러스는 1998년 테스코와 삼성물산이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다.
 
홈플러스테스코는 까르푸-홈에버(이랜드그룹)로 이어진 기업을 2008년에 테스코가 인수한 회사로 대형매장 33개를 운영하고 있다. 영화 '카트'의 주인공들이 속해있는 법인이다.
 
현재는 두 회사 모두 100% 지분을 가진 영국 테스코가 MBK파트너스에 매각한 상태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는 동일업종의 사업장으로 주주가 같은 조건이라 근로조건과 임금이 비슷한 수준이며 이전 임금협상의 결과 또한 거의 동일했다.
 
두 법인 중 홈플러스테스코는 7일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임금 인상률을 보장하는 한편 2016년 1월1일부터 성과급 일부를 전환해 기본급을 높이는 등 현행 처우제도를 대폭 개선키로 하는 내용의 임금협약에 합의했다.
 
사측은 기본급은 시간외 수당, 퇴직금 등의 지급기준이 돼 추가적 인상 효과가 있으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지급액의 축소가 우려되던 성과급의 일부를 기본급으로 전환함으로써 소득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또 시급제로 운영되던 담당급 직원(단시간 근로자)의 급여 체계도 정규직과 동일한 월급제로 전환해 소득 안정성을 확대키로 했다.
 
홈플러스테스코 노사는 대내·외 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직원들의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고자 이번 임금협약 유효기간을 기존 1년에서 18개월(2015년 7월1일부터 2016년 12월31일까지)로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홈플러스테스코 노사 양측은 주주 변경과 관계없이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의 체결 주체로서 상호 지위를 인정하고, 주주 변경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호간에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할 것에도 합의했다.
 
향후 홈플러스테스코노동조합은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가결될 경우 조인식을 진행할 예정이며, 임금은 7월1일부로 소급 적용된다.
 
그동안 매각으로 미뤄졌던 임금교섭을 지난 6일 재개한 또 다른 법인 홈플러스의 노사는 여전히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현재 5700~5900원의 시급을 6030~6130원으로 인상하며, 상여금과 성과급 일부를 기본급으로 전환하고 2016년 1월부터 월급제로 전환하는 등 홈플러스테스코와 동일한 내용의 안을 제시했다.
 
노조 측은 홈플러스의 제시안을 거부한 채 '새 주인'인 MBK파트너스와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은 최저임금 사업장의 현실을 가리기 위해 상여금 일부를 기본급으로 전환한 눈속임식의 임금체계"라며 "홈플러스 경영진, MBK파트너스측과 대화가 이뤄질 때 임금교섭 또한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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