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연장 혈투 끝에 SK 꺾고 준PO 진출
2015-10-08 03:54:02 2015-10-08 03:55:35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34년의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진행된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경기 승자는 넥센이 됐다. 총 4시간37분에 달하는 오랜 경기와 연장 11회까지 가면서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접전 끝의 결과다.
 
혈투 끝에 승기를 잡은 넥센은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서 시작될 예정인 두산 베어스 상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얻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정규시즌 4위팀(2015 시즌은 넥센)에게 1승을 주고 시작하며 2경기를 진행한다. 5위팀(〃 SK)은 1차전을 질 때는 물론 비기는 때도 준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이 사라진다. 유리한 조건의 넥센이 꼭 필요한 1승을 챙겼다.
 
2015년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응원 관중이 가득 들어찬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 사진/뉴스1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는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 상대의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연장 11회말 2사 만루의 득점 찬스에 윤석민의 유격수 플라이 때 나온 SK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으로 4-5의 진땀승을 기록했다. 
 
선취점은 경기가 열리는 목동 홈 팀인 넥센이 써냈다. 이날 SK 선발 김광현은 경기 초 제구 난조로 1회 1사 이후로 볼넷을 연이어 세 개 내주는 어려운 투구를 펼쳤다. 결국 1사 만루 찬스를 맞은 넥센은 유한준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뽑아냈다. 첫 점수를 딴 넥센 덕아웃과 관중석 등지서 환호성이 크게 들렸다. 
 
김광현은 이어진 2사 1, 3루 상황에 김민성을 상대로 볼넷을 쉽게 허용해 다시 만루에 몰렸다. 다만 박헌도를 좌익수 직선타성 뜬공 처리해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1회를 간신히 마무리한 김광현의 이어진 2~4회 투구는 좋았다. 2회는 1사 1루 상황에 서건창을 병살타로 잡으며, 3회는 이택근에게 1안타만 내준 채 뜬공 3개로써, 4회는 김하성의 2루타 외에는 삼진 세 번을 빼앗아 이닝을 마쳤다. 투구수도 2회 11구, 3회 13구, 4회 16구 등 1회 많았던 투구수(31구)를 만회할 만했다. 
 
SK 김광현(왼쪽), 넥센 밴헤켄. 사진/뉴스1
  
그런데 김광현의 투구 난조 극복과는 별개로 SK는 넥센의 에이스 밴헤켄에게 막히며 좀처럼 아무 점수도 만들지 못했다. 1회는 폭투와 땅볼로 출루한 타자가 견제사 등으로 잡혔고, 2회와 3회도 역시 주자들이 1루로 달렸지만 삼진·병살타 등을 당하며 끝내 아무 점수도 내지 못했다. 4회는 삼자범퇴로 빠르게 마무리됐다. 
 
그래도 다음 점수를 뽑은 팀은 SK다. 5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오른 밴헤켄이 브라운이 던진 포크를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규모의 솔로포로 연결한 것이다.
 
SK는 내친 김에 역전까지 성공했다. 박정권의 2루타 등으로 만든 1사 3루 득점 찬스에 나주환의 좌중간 3루타가 기록된 것이다. 좌익수 박헌도의 다이빙캐치가 실패했고 타구가 급격히 뒤로 흘렀기 때문이다.
 
SK의 득점은 끝이 아니었다. 유격수 김하성이 자신을 향한 송구를 잡지 못했고 공은 나주환 몸을 맞으며 덕아웃을 향해서 굴러갔다. 결국 계속 달린 나주환은 홈을 밟았다.
 
SK가 3-1로 2점을 앞선 리드 상황. 그러나 두 경기 중에 한 경기만 이기거나 비기면 되는 넥센은 기어코 동점 상황을 만들었다. SK의 이날 두 번째 투수 캘리를 상대로 7회 1사 이후로 서건창의 볼넷과 고종욱의 우중간 3루타를 엮으며 추격점을 쓰더니, 다음 타자로 타석에 오른 이택근의 땅볼에 고종욱이 홈을 밟았다.
 
SK 나주환(왼쪽), 넥센 고종욱. 사진/뉴스1
 
이날 양 팀은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으로 흘렀다. 포스트시즌 통산 49번째 연장 열전이었다. 그러나 승부는 의외로 맥없이 끝났다. 실수가 승부를 가른 것이다.
 
SK는 11회초 공격 때 내야 땅볼로 출루한 나주환이 넥센 포수 박동원의 포일을 틈타 홈 위를 밟으며 매우 귀중한 득점을 올렸다. 포일로 인한 실점에 순간 제구가 흔들린 넥센 투수 한현희는 2사 만루로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브라운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가까스로 한숨을 돌렸다.
 
넥센도 물러서지 않았다. 11회말 1사 이후 정우람을 맞아 김민성과 스나이더가 연속 2루타를 치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린 것이다. 경기는 연장 무승부 허용 시점인 연장 15회까지 흐를 분위기였다.
 
SK는 윤길현을 통해 타석의 김하성을 고의사구로 출루시키고 병살작전을 펼쳤다. 윤길현이 박동원을 삼진으로 잡아내자 김용희 SK 감독은 서건창의 타석에서 신재웅을 투입해 이닝을 마치길 바랬다. 그러나 서재웅은 서건창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켜 2사 만루 위기를 불렀다.
 
'거포' 윤석민 타석에 김 감독은 오른손 투수 박정배를 투입했다. 박정배는 윤석민에게 내야 뜬공을 이끌어내며 이닝을 마칠 환경을 엮었다. 그런데 이때 유격수 김성현이 공을 놓치면서 천천히 홈을 향하던 스나이더가 홈을 밟았고 경기는 그대로 막을 내렸다.
 
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SK와 넥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행운의 끝내기 실책을 얻어낸 넥센 윤석민. 사진/뉴스1
 
이날 양팀 선발 투수는 모두 '노 디시전(No Decision)' 상태로 경기를 마쳤다. 넥센의 밴헤켄은 6.2이닝 동안 106구로 역투하며 '7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2볼넷 3실점(2자책)'의 기록을, SK의 김광현은 5이닝을 책임지며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이날 경기 승리는 39구를 투구한 넥센의 마지막 투수 한현희가 '1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1자책)'의 기록으로 가져갔다.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양팀 4번타자 대결은 허무하게 끝났다. 넥센 박병호가 '3타수 무안타 2볼넷 2삼진'으로, SK 정의윤이 '5타수 1안타 2삼진 1사구'를 기록한 것이다. 이날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넥센 스나이더가 '3타수 2안타 1타점 1삼진'으로 그나마 빛을 발했다. SK의 나주환은 5회초 동점을 만든 3루타를 비롯,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1삼진' 맹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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