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 퍼즐)죽은 부동산도 살리는 삼성 대이동 '촉각'
2015-10-11 11:00:00 2015-10-11 11:00:00
일등기업 삼성이 부동산시장의 변수로 등장했습니다. 하남, 강동, 판교, 수원이 술렁이고 있는데요. 이들은 삼성의 강남사옥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최근 삼성그룹은 삼성금융계열사를 서초사옥으로 집결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005930)와 삼성물산이 방을 빼야 하는 상황이 생겼는데요. 삼성전자는 서울 우면동과 수원으로 나눠 이동하고, 삼성물산(000830)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있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으로 옮긴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인접 지역인 하남시까지 촉각을 곤두 세웠습니다. 직후 삼성물산이 상일동이 아닌 판교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또 다시 시장이 들썩였습니다.
 
삼성의 움직임에 부동산시장에 일희일비하는 이유는 뭘까? 당연히 어느 회사보다 많은 인구 유입과 그에 따른 상권 활성화겠죠. 그냥 사람이 많이 오는 것은 아니죠. 고액 연봉의 인구 유입.
 
삼성의 이동과 관련된 오래된 기억이 하나 있는데요. 그러니까 지난 2011년 2월 말.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시절. 특히 부동산시장에서 삼성의 힘은 어려울 때 도드라지는데요. 삼성전자는 인천시와 ‘바이오 제약사업 입주협약’을 체결하던 때였습니다. 당시 침체일로를 걷던 송도에 대형 호재가 터져 이에 대한 데이터를 뽑다 우연치 않게 흥미로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해 2월말까지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 오름세를 보인 기초자치단체는 용인 수지구였습니다. 두 달 만에 2.14% 올랐죠. 당시 수도권 평균 상승률이 0.59%에 불과했으니까 불황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죠. 그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찍은 곳은 수원 영통구로 1.74% 올랐습니다. 이어 구리시(1.69%), 화성시(1.67%), 오산시(1.66%), 평택시(1.57%) 순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죠.
 
최고 상승률을 보인 6곳 중 구리시와 오산시를 뺀 나머지 4곳. 즉 수지구, 영통구, 화성시, 평택시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른바 삼성의 도시. 화성시와 용인에는 삼성전자공장이 있습니다. 동탄과 수지구는 대표적인 배후주거단지로 꼽히죠. 수원 영통에는 삼성전자연구소가 있죠. 평택에는 삼성고덕산업단지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또한 2011년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어딘지 아시는지요. 분위기상 짐작하셨겠지만 서초구였습니다. 그 해 서초구는 1.1%로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1% 이상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서울 평균이 -0.4%였으니까 괜찮은 성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서초구에서는 삼성그룹의 핵심, 삼성사옥이 있죠.
 
이야기를 하다보니 갑자기 예전에 어떤 부동산 강연에서 한 전문가가 농담삼아 던진 말이 기억납니다. "예수님이 앉은뱅이를 일으켰다면, 삼성은 죽은 부동산을 살려낼 수 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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