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건설사 60% 재무부실
10%는 완전자본잠식 상태, 20%는 워크아웃·법정관리 중
2015-10-13 14:00:03 2015-10-13 16:23:2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50대 건설사 10곳 중 6곳의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거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경기의 장기 침체 영향과 더불어 올 들어 주택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이에 따른 PF대출 등으로 부채가 급격히 증가한 탓이다.
 
13일 올 상반기 단독 재무제표 기준 50개 건설사(시공능력평가 순)의 재무구조를 분석한 결과, 이중 60%인 30개 건설사의 부채비율이 200%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대우건설(047040), GS건설(006360), SK건설 등 3곳이 포함됐다.
 
특히, 50개 건설사 중 동부건설(005960), 경남기업, 삼환기업, 울트라건설, 동아건설산업 등 5곳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조사대상 중 20%인 금호산업(002990), 동부건설(005960), 경남기업, 삼호, 고려개발, 삼부토건, 진흥기업, 울트라건설, 남광토건, 동아건설산업 등 10곳은 현재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 채권단이나 법원의 관리를 받고 있다.
 
부채비율은 기업 자산 중 부채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200%를 넘으면 재무구조가 건전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한다. 자본잠식이란 회사 적자폭이 커져 납입자본금이 잠식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접어든 것을 완전자본잠식이라고 한다.
 
이 조사는 시공능력 평가 기준 50대 건설사 중 반기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은 기업을 제외한 것으로 이들 기업까지 포함할 경우 재무부실 기업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주산업인 건설업 특성상 다른 업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주택분양 실적이나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이에 따른 PF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내년 미국 금리가 오를 경우 연쇄적으로 국내 금리도 상승해 기업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경고도 나오고 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건설업의 특성 상 대출 규모가 큰 만큼 그에 따른 이자 부담도 커질 것"이라며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경우 분양가에 대한 부담과 대출 이자 부담 등 이중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14년도 종합건설사 경영상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는 2013년에 비해 수익성, 안정성 지표는 소폭 개선된 반면, 성장성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증가율(2.9%→2.4%)과 건설매출액증가율(9.0%→4.2%)은 전년 대비 각각 0.5%p, 4.8%p 하락하고, 총자산증가율은 0.2%p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2013년보다 4.4%p 하락한 143.1%를 기록했고, 차입금의존도도 전년의 25.7%에서 23.6%로 2.1%p 하락했다.
 
국내 50대 건설사 60%가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거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등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 위례신도시 신축현장.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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