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 등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고 있는 상황이지만 15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은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질의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각각 황교안 국무총리의 ‘일본 자위대 한반도 진출가능’ 발언과 새정치연합 강동원 의원의 ‘18대 대선 개표조작’ 발언을 강도높게 비판해 장내에 잠시 긴장감도 돌았지만, 이후 여야 의원들은 경제문제에 집중해 대정부질문을 이어갔다.
새정치연합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를 주장하면서 정부정책 기조변화를 촉구했다.
정세균 의원은 “이명박근혜 정부 8년 동안 성장, 소득, 투자 지표를 살펴보면 노무현 참여정부보다 잘한 것이 단 하나도 없다”면서 “또한 경제민주화는 박 대통령의 주요공약이었는데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김현미 의원도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299조원이던 국가채무가 올해만 595조원이고 현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17년에는 700조원이 예상된다”며 “경제를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새누리당 정권 10년이 나라 빚을 400조원이나 늘렸다”면서 법인세 인상 등 세제개편을 촉구했다.
이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것을 들어 “온 국민이 만족할 정도로 잘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다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은 선방하는 나라로 분류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성장률도 2.3%(2012년), 2.9%(2013년)에 이어 작년에는 3.3% 성장을 했다”면서 “국내총생산(GDP)도 러시아와 호주를 추월해 전 세계 13위에서 11위로 올라섰고, 고용률도 9월 기준으로 66.1%로 사상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서도 “일부 미흡한 부분은 있지만 20개 입법 필요 과제 중에서 13개는 이미 완료됐고 7개는 국회 계류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급증하는 국가채무 문제는 “과거보다 늘어난 속도가 빨라진 것은 인정하고 송구스럽다. 그렇지만 다른 국가들에 비교하면 양호한 편”이라며 “세계경제의 경기회복이 당초 전망보다 늦어져 단기적으로는 악화됐지만 가능하면 GDP비율 40% 내외에서 관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인세를 인상하면 경제가 위축되는 것은 분명하고 오히려 재정건전성에 부메랑으로 돌아올수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경제를 성장시켜 자연적으로 세수가 늘도록 해야 한다”며 법인세 인상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현재 의원은 “국내 기업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문제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이라면서 노동개혁의 조속한 마무리를 촉구했다. 서상기 의원은 “개인정보에 대한 과도한 규제 등 온갖 산업 규제가 핀테크(fin-technique)와 같은 신성장동력의 발목을 잡는다”며 과감한 규제철폐를 주장했다.
한편 이날 최경환 부총리는 내년 총선 출마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해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현역 지역구 의원(경북 경산시청도군)인 최 부총리는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새정치연합 김영환 의원의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우리나라 경제는 어떻게 하고 출마하느냐”고 재차 묻자 최 부총리는 “경제는 저 말고도 또 잘 하실 분들이 많이 있지 않는가”라며 출마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야당 의원들은 제가 물러나야 우리나라 경제가 잘된다고들 하시지 않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37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