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플랫폼사업자와 콘텐트사업자 관계의 현실은 힘의 역학관계로 볼때 헤비급과 슈퍼플라이급의 싸움이다. 그래서 시장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형태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 8일 <토마토TV>와의 인터뷰에서 '방통위 정책이 플랫폼사업자 쪽에 치중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시장 내에 분명 불평등한 요소가 있다"며, 정책적 개입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형 상임위원은 "콘텐트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방송채널사업자(PP)간의 수신료 분배 문제 등 불공정한 관행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정책당국이 과감히 개입해 상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형 위원은 미디어관련법 처리 문제와 관련해서도 “칸막이 규제를 없애고 수평적 규제로 사회전반의 융합현상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법안을 일괄 통과시켜야 한다”며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진만큼 국회가 속히 처리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형 위원은 '방통위의 관련산업 진흥 정책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 FCC, 영국의 오프콤와 비교해보면 방통위가 현재의 조직으로는 규제와 진흥을 동시에 수행하기에 전문성이나 인력 구조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며 "양적 측면에서 조직규모를 보강하고, 체계상으로도 사무처에 사무총장제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형 위원과의 일문일답.
- 미디어 관련 법안을 놓고 국회에서 여야가 첨예한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미디어 관련법 문제에 관한 해법은 무엇 인가.
▲ 미디어법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정확히 인식 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진행 방향이 급속히 이루어지면서 인터넷이 하나의 주요 매체가 됐다. 전통적인 매체인 방송이나 신문의 변화가 크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인터넷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변화를 주도했으나, 정작 미디어 부분에서는 칸막이 규제 등 전반적인 진입의 턱이 높다. 세계적인 기준으로 보거나 지난 10년간 우리 국내에서 통신을 중심 환경을 보더라도 이런 칸막이 규제 등은 시대에 맞지 않다.
미디어법이 발의된 이후에 인식 차 좁혀보자 하는 정파간의 노력이 있었고 지난 3개월 간에는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해서 100일 이상 상당히 많은 논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근본적인 취지나 그동안의 논의 구조로 볼 때 약속한대로 이번 국회 회기 중에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합의 처리해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방송통신위원회의 합의제 구조가 비효율적인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다.
▲ 위원회는 위원회대로 독임제는 독임제대로 의사결정을 하는 절차가 있다. 절차를 효과적으로 만들고 절차를 만든 아래에서 최선 다하면 어떤 조직이나 체제든지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임위원 입장에서 위원회 체제라서 비효율적이라는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법규적 근거하에서 출범한 이상 필요한 부분을 범정부적으로 빨리 보완해주고 사무조직을 보완하는 등 후속조처들이 이뤄진다면 현재 방통위 형태도 잘해나갈 수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 방통위 사무총장제 필요한가.
▲ 방통위의 총체적인 인력이 지금 규제와 진흥을 하기에 전문성과 규모가 부족하다. 총량적인 인원에서 방통위 조직을 모르는 사람이 설계해 놓은 부분이 있다. 전반적인 진행을 보완해나가면서 사무총장제도 보강되면 효율적으로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 IT산업에 대한 지원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과거 우리가 20~30년간 해온 지식정보와 ICT기반 등이 서로 단절 된 게 아니라 전체적인 녹색성장의 카테고리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아직까지 구조가 보편화되거나 확산되지 않아서 그렇다. 결국 녹색성장을 얘기할 때 ICT기술이 중심이 있다. 이러한 인식이 탑다운 식으로 확산 되가는 중이다. 정부가 시장의 역할을 강화하고 친 기업적인 입장에서 촉진자이면서 제한된 입장에서 환경을 만들어가려고 하다 보니, IT산업에 대한 지원이 약화됐다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그 부분은 정책 진행 과정에서 쉽게 해소될 수 있는 아젠다다.
- 방통위가 관련된 모든 산업 분야에서 플랫폼 쪽에 정책을 집중하고 미래 먹을거리인 콘텐트 분야는 소홀히 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트 사업자가 상생 관계 가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힘의 관계에 따라 헤비급하고 슈퍼플라이급이 싸움을 하는 상황이라 시장에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 대표적으로 PP와 SO사이에 수익배분 비율조정 문제가 있다. 결국 그러한 불공정한 관행 등에 정책이 과감하게 들어가서 상생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
또 좋은 기업이 나오더라도 국내 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해외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정부나 자본력 가지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 선단식 수출과 같이 누군가 선단을 구성하면서 물동량 실어나가는 식으로 해나가면 앞으로 콘텐트 산업이 유망한 성장동력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IPTV는 현 정부가 많은 공을 들이는 분야로 알고 있는데, 현재까지로만 보면 기대만큼 성과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 실패한 정책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IPTV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입자 한 두 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녹색성장이라는 아젠다, ‘ICT에 의해서 지구상의 효율을 높여서 저탄소로 가자’는게 OECD에서 박수를 받고 있다. 결국 녹색성장의 기반 위에서 IPTV 망과 함께 4대강 사업, 교육개혁, 의료 개혁 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 여기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전자회의, 텔레콤, 재택근무라고 생각한다. 양방향 의미가 가장 쉽게 접목될 수 있는게 전자회의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아젠다가 녹색성장으로 가고 저출산 등의 문제에서도 IPTV가 굉장한 기능을 발휘 할 것이다.
- 방통위가 앞으로 중점을 둘 정책은 무엇인가?
▲ 미디어법이나, 방통위 조직 문제, 이런 것은 다 지나가는 물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슈는 크지만 별로 큰 아젠다가 아니다.
방통위는 지난 20년 동안 우리가 IT로 올린 성과를 갑절로 올리는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국민의 삶의 질 올리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그동안 잘해왔던 부분들은 시장에 주면서, 미지의 영역인 콘텐트와 서비스 국가 ICT를 중심으로 해서 서비스 선진국이 돼야 한다. 모든 제한 요소를 풀어줘서 적어도 5년 10년 후에는 우리나라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플레이어가 한 두 명 나오는 그런 여건을 만드는 게 방통위의 과제다.
◇ 형태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주요 약력
▲ 57년생 ▲ 성균관대학교 졸업 ▲ 뉴욕주립대학교대학원 경영학 석사 ▲ 경북체신청장 ▲ 정보통신부 감사관 ▲ 정보통신부 국제협력관 ▲ 정보통신부 정보통신협력국 국장 ▲ 現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정리 : 송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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