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에 거주 중인 박모(46세·여)씨는 최근 인근 중개업소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줄테니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를 팔라는 내용이었다.
박 씨가 매도를 거부하자 중개업소에서는 "대기 수요자가 많이 있으니 경쟁을 붙여 가격을 좀 더 올려볼수 있다. 꼭 연락달라"고 권유했다.
박 씨처럼 최근 수도권에서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지역들을 중심으로 매도를 부추기는 중개업소들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새아파트 공급이 없고, 서울 도심이나 강남 등으로 출퇴근이 편리해 수요자들이 꾸준히 몰리는 분당이나 평촌, 산본 등 경기지역 1기 신도시가 대표적인 곳이다.
이같은 현상은 강남 재건축 대상 단지나 강북 재개발 구역 등에서 흔하던 현상으로 향후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들을 중심으로 중개업소들이 미리 물건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분당구 이매동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이 지역에는 새아파트 공급이 없지만 기존 아파트 매수를 원하는 수요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GTX역사와 분당수서도로 공원화, 여주판교선 개통 등 개발호재도 풍부해 향후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매수를 원하는 대기수요가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분당신도시 모습. 신규 공급이 뜸하거나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들을 중심으로 중개업소의 매도 권유가 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최근에는 물건 선점을 통한 시세차익 뿐 아니라 중개수수료 수익을 얻기 위한 생계형 거래유도가 늘고 있다. 분당이나 평촌신도시의 경우 신규 공급이 없어 기존 아파트 거래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군포시 산본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산본동이나 광정동 등은 안양지역 일부 새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신규로 공급되는 아파트가 주번에 전무한 상황"이라며 "소형을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오르고, 찾는 수요자가 많을 때 한 건이라도 거래를 더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매도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수를 한다고 순간 혹해서 거래에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이미 아파트를 팔려고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중개업소의 말만 믿지 말고, 주변 개발호재 등을 꼼꼼히 살펴야 보다 좋은 가격에 매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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