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올 3분기 대형건설사들이 대체로 개선된 실적을 보였지만, 아직도 해외사업 부실의 암운이 완전히 걷혀지지 않았다. 국내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였지만, 해외 현장 부실이 또 다시 발목을 잡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몇년간 괴롭혀 온 저가 프로젝트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르면 4분기부터는 저가 프로젝트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때문에 이번 4분기는 '믿음직한' 주택 부문과 '미심쩍은' 해외 부문의 실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건설사는 GS건설. 3분기 GS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 등 해외에서 약 2000억원 손실 반영에도 국내 주택실적 증가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3분기 주택 매출총이익률은 24%로, 2분기(11%)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분양성적이 양호함에 따라 실행 원가율 조정으로 일시적인 이익 반영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배제하더라도 양호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외 저가 프로젝트 정리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2013년 이후 수주한 프로젝트들의 평균 매출총이익률이 10% 수준으로,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해외 수익성이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과정에서 대금유입 등으로 미청구공사액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대림산업도 DSA(사우디 시공법인)에서 87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주택 부문과 유화 부문 및 지분법이익 개선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주택 분양물량은 올 들어 3분기까지 1만8000가구로, 계약률은 평균 94%이며 미분양은 121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3만5000가구 분양을 계획 중인 대림산업은 자체사업이 없어 다른 건설사에 비해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유화 부분은 주력 판매제품들의 이익이 대폭 개선됐으며 자회사인 YNCC, PMC, KRCC 등에서의 양호한 지분법이익도 반영됐다. 특히 법인세 차감전 이익 기준으로 유화 관련 이익규모는 1040억원으로, 현재 기업가치 대부분을 유화 부문만으로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지난 2년간 지속적으로 손실을 반영했던 사우디의 저가 프로젝트 대부분이 준공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제 마덴, 라빅2, 이소시아네이트 등 3개 프로젝트만 남겨두고 있는데, 보수적으로 접근하더라도 잠재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해외사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국면에 진입했다며 향후 실적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오만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400억원가량의 손실이 반영됐다. 그럼에도 주택 부문과 플랜트 부문의 실적 성장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해외원가율은 각각 104.7%, 107.1%, 101.4%를 기록하고 있지만 하락 추세에 있어 불확실성이 축소되고 있다. 실제로 UAE, 사우디, 오만 등 주요 저가 프로젝트들이 현재 추가 공기 지연 없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해외손실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부문에서는 올 들어 10월까지 3만3000가구를 공급하면서 연초 공급계획(3만1580가구)을 이미 초과달성했으며 연간으로도 지난해(1만8490호)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4만가구 이상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렬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손실이 발생했지만, 규모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다 해외 매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며 "주택 부문 실적 역시 2013~2014년 평균 분양물량(2만호)에 비해 급증, 매출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자체사업 확대 및 분양 성과 개선에 따라 양호한 수익성으로 이어져 실적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동 저가 프로젝트의 비용처리가 완료된 현대건설의 경우 해외 수주잔고의 33%에 달하는 물량이 미착공 상태로 남아있었다는 점과 플랜트 부문의 원가율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3분기 실적 발표 이전에 우려로 지적됐다.
하지만 쿠웨이트, UAE 등 주요 공사 매출 진행이 확대되면서 수주잔고 회전율이 개선됐으며 플랜트 원가율 역시 안정적인 관리로 별도 기준 3분기 88.9%로 전분기(95.3%)나 지난해 같은 기간(100.5%)에 비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주택 부문에서는 3분기 말까지 1만3600가구를 공급했으며 연간 2만가구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저수익성 미착공 PF(프로젝트파이낸싱) 현장들의 매출이 확대되면서 향후 수익성이 소폭 둔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자체사업 확대를 통해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문 손실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개선되고 있는 영업활동 현금흐름, 자체사업 용지 확보 확대 및 주택 부문 실적 성장, 4분기 이후 예상되는 해외 부문 수익성 개선 등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영업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저가 프로젝트의 마무리로 이르면 4분기부터 주택 부문의 호조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각 사, 키움증권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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