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분양 계약자들이 11일 최태원 SK그룹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정세는 이날 정모씨 등 3명이 지난 8월13일자로 단행된 최 회장에 대한 대통령의 특별사면과 복권조치는 평등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씨 등은 청구서에서 "최 회장에 대한 사면조치로 경제력이나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이란 평등권의 침해, 범죄자가 응징되는 정의로운 사회에서 살고 싶은 행복추구권의 침해, 대통령의 '비리경제인 불용'이란 공약 파기에 따른 양심의 자유의 침해, 권력분립·법치주의 원리 등 헌법정신의 침해 등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또 "사면권은 법의 획일적 적용을 구체적 타당성 있게 교정하거나 재심 등의 방법으로도 구제될 수 없는 오판을 바로 잡고, 재판 후 생긴 사정변경을 반영하는 등의 경우에 국가의 이익과 국민화합의 차원에서 합리적 기준에 따라 행사돼야 한다"며 "정치적 차원에서 남용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 9일 SK건설이 정씨를 포함한 아파트 분양자 6명을 상대로 낸 양수금 청구소송에서 위약금을 감액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환송했다.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 계약자 933명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공원과 전철이 생긴다는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부산고법은 2011년 가구당 분양가의 5%를 위자료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씨 등 6명은 건설업체 광고가 사실과 다르다며 중도금 이자와 잔금 지급을 거부했고, 이에 SK건설은 이들을 상대로 분양가의 10%를 위약금으로 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허위·과장 광고로 분양계약이 해제된 점 등을 들어 건설사가 전체 위약금의 70%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2심은 위자료 지급 판결 등을 근거로 위약금의 60%만 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파트 분양 당시 해양공원에 관한 부분은 허위·과장광고지만, 경전철 부분은 그렇지 않다"며 부산고법에서 재심리하라고 판단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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