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중국의 6%대 성장, 과연 심각한 문제일까
투자주도->소비주도 성장 전환,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
금융시장의 혼란과 부채증가는 불안요소, 신산업 출현과 글로벌화는 희망요소
6%대 성장, 중국경제 구조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해야
2015-11-16 10:33:18 2015-11-16 10:33:18
이경태 Korea Observer 편집주간(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에 따르면 언제부터인가 중국의 7% 경제성장은 무너져서는 안 되는 마지노선인양 인식되어 왔다. 중국 정부도 7% 성장은 달성되어야 한다고 공언해 왔고 시장에서는 만약 성장률이 6%수준으로 떨어지면 중국경제의 붕괴를 알리는 불길한 전조로 해석하는 심리가 지배적이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 경제가 6% 성장하는 것 만해도 대단한 일이다. 중국이 6% 성장하고 미국이 2% 성장하여도 중국경제 규모가 미국경제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중국의 7% 성장 고수론은 고용창출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즉 아직도 불완전 고용상태에 놓여 있는 수억명의 농촌지역 인구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7% 성장이 최소한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7% 성장을 달성하지 못하고 대량실업이 발생하면 정치사회적 불안이 표면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그걸 뒷받침했다.
 
그런데 중국경제에서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성장의 고용창출효과가 커지게 됐다. 또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생산가능인구의 공급이 둔화되었고 중서부개발과 농촌지역의 소도시개발로 대도시로 유입되는 노동력이 감소해 중국정부가 7%성장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중국경제의 감속을 진단할 때 흔히 나오는 견해는 중국이 수출주도에서 내수주도, 투자주도에서 소비주도로 성장전략을 전환하는 과도기적 진통이라는 것이다. 그 암묵적인 의미는 과도기가 지나가면 중국이 다시 고도성장으로 복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투자주도에서 소비주도로 경제구조가 넘어가면 성장의 감속은 불가피하고 불가역적이다. 투자는 고도 성장기에 연평균 두 자리 숫자, 그것도 20~30%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팽창을 거듭한다. 경제성장 초기에는 부족한 사회간접자본(SOC)과 산업시설을 구축하고 확대하는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만 생산기반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는 단계에 들어서면 투자의 증가 속도 또한 둔화된다.
 
투자주도성장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은 부실투자, 과잉투자로 인한 효율의 저하와 과잉시설이다. 중국이 지금 당면하고 있는 과제가 바로 건설 부문과 중화학공업 부문의 과잉투자이며 이러한 부작용의 해소 과정에서 투자의 추가적인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반면 소비는 안정적이며 그 증가율도 경제성장률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그친다. 소득을 전제로 하는 소비의 성격을 감안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 물론 부동산과 주식등 자산시장의 과열, 가계부채의 누적 등으로 소비가 과열될 수는 있지만 이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렇기에 중국경제가 투자주도에서 소비주도로 이행을 완료한다 하더라도 이전의 고성장으로 회귀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중국정부가 표방하는 경제발전목표중의 하나는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2025년까지 제조업대국에서 제조업강국으로 변모하겠다는 청사진도 저임금을 활용한 값싼 상품을 공급하는 세계의 공장을 지양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중급과 고급제품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소 투입형 성장에서 기술과 생산성위주의 성장으로 이행함에 따라서 성장률자체는 하락하는 것이 통례다. 노동투입에서 자본투입에 이르는 단계에서는 고도성장을 지속하다가 생산성주도단계에서는 선진국형의 낮은 성장률이 실현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다. 중국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일단 지금의 중국경제는 6%대의 성장, 물가안정, 국제수지 흑자 등 거시적으로는 괜찮은 모습이다. 그러나 미시적으로는 몇몇 문제점들을 노정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과잉신용공급과 기업 및 지방정부의 부채증가, 중화학의 과잉설비, 건설부문 거품의 잔존, 그림자금융의 과다와 은행 부실채권의 증가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중국경제의 붕괴를 예고하는 견해는 문제점의 누적적 악화에 초점을 두는 것이고 중국경제의 지속성장을 낙관하는 견해는 정부의 해결능력과 신산업의 출현에 비중을 두는 것이다.
 
특히 알리바바, 샤오미 등 창업기업들이 주도하는 신산업의 급속한 출현과 글로벌화는 중국경제의 희망이다. 과잉설비에 빠진 중화학공업에서도 자동차, 철강, 화학, 조선 등은 기업합병, 정부지원, 막대한 내수시장을 활용하면서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
 
이처럼 중국경제는 앞으로 상당기간 6%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은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으며 중국경제의 구조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수용해야 한다.
 
국가미래연구원
 
중국 대형 온라인 알리바바의 뉴스사이트 알리질라(Alizila)가 자체 트위터에 공개한 ‘광군제’(光棍節) 매출액 전광판 사진. 알리질라는 지난 11일 총 매출 912억 위안(약16조 4980억원)을 기록했다며 최종 매출액을 보여주는 대형 전광판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알리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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