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은행없이 빌리고빌려주다…P2P대출'대세'
같은 P2P라도 대출방식 달라..상품별 특성 고려해야
원금 보장 안 돼..대부업 이자소득 27.5%세금
2015-11-22 14:54:18 2015-11-22 14:54:18
#직장인 김씨(37세·여)는 P2P(Peer to Peer·개인 간 거래)를 통해 카셰어링 서비스 업체 ‘쏘카(SOCAR)에 연 4.5% 금리로 여윳돈 1000만원을 빌려줬다. 최근 상환이 시작됐는데 매달 2일 통장에 85만6944원씩(세전) 이자와 원리금이 꼬박꼬박 입금되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씨는 “평소 기업에 대한 관심도 있었고 P2P를 통한 수익이 예금금리보다 훨씬 높고 위험은 주식보다는 낮은 것 같다”고 투자결심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P2P 대출 업체인 ‘렌딧’은 최근 투자자를 모집한 10억원 규모의 4호 포트폴리오를 5일 만에 마감했다. 4억원 규모의 3호 포트폴리오가 이틀 만에 마감한 데 이어 4호 역시 예상보다 빠른 마감이었다. 김유구 렌딧 이사는 “여러 건의 대출을 모아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단일 상품보다 손실이 낮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며 “모집 마감 이후에도 투자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P2P대출 8%수익추구..새로운 재테크로 '인기'
핀테크 기술이 낳은 온라인 플랫폼, P2P대출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P2P대출 시장규모는 52억6000만원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전체 규모인 57억8000만원에 육박한 수치다. 실제 업계에서는 지난 19일 기준 올해 P2P대출규모를 누적 2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1위는 8퍼센트로 누적대출액이 84억원이며 렌딧은 46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어니스트펀드, 펀다, 피플펀드 등이 있다.
 
P2P대출의 급격한 성장에는 저금리와 기술 혁신이 자리잡고 있다. P2P대출을 통해 얻는 수익은 연 8~11%이며 세후 수익률은 연 6%~8%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8%금리를 추구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혁신에 따른 비용 절감 덕분이다. 즉,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은행이 취하던 중간마진이 대출비용 감소, 이자수익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1년 만기 예·적금 금리 2%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 P2P대출은 딱 안성맞춤인 투자처인 셈이다. 5~6년전 초기 P2P당시에는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운 6~10등급의 저신용자가 대상이었지만 최근 신설된 업체를 통한 차입자는 주로 1~5등급의 고신용자이며 신용평가정보기관을 통해 검증을 거친다는 점도 다르다.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고 빠르게 투자할 수 있어 20~40대 젊은 직장인에게 호응이 많지만 최근 들어 수익을 쫓는 고령자산가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P2P를 투자자에게 잘 이해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했는데 의외로 투자자들이 먼저 시스템을 알아보는 것 같다”며 “인터넷 뱅킹 경험이 없으신 분이 어디서 들으셨는지 모집금액 전부를 넣어도 되냐고 문의하셔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말했다.
 
P2P대출 10만원부터 소액 분산투자로 
P2P대출에 투자자로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절차는 어렵지 않다. 다만, 같은 P2P라도 회사별 대출상품과 특성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접근하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보다 10만원 단위로 소액을 여러 건에 분산투자하면서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우선 8퍼센트, 렌딧, 어니스트펀드 등 P2P 금융업체 사이트에 접속한 뒤 이름·전화번호 등 투자자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투자 상품을 고르고 투자금액을 정하면 계좌번호가 제공된다.
 
8퍼센트의 경우 매주 월·수·금 오후 1시에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공개한다. 렌딧과 어니스트펀드는 비정기적으로 상품이 업데이트 투자금액은 10만원부터 20만·30만·50만원 최고 2000만원까지 있다. 상환은 매월 균등한 원금과 대출 잔액에 대한 이자를 상환 받는 원리금 상환 방식이다. 예를 들어 8퍼센트에서 '대출금액 5000만원, 연 금리 9.91%, 24개월 만기'인 33호 상품에 500만원을 투자할 경우 첫 달에 원금과 이자소득을 합쳐 23만730원을 지급받게 된다. 원금을 제외한 뒤 24개월 간 얻는 이자소득은 53만7520원이다. 연 평균 수익률 11.96%를 제시한 렌딧의 '포트폴리오 3호'(모집 금액 4억원·18개월 만기)에 500만원을 투자할 경우 첫 달 26만2000원이 지급된다. 18개월 간 지급되는 이자소득은 총 58만7000원이다. 두 회사 모두 중개 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같은 P2P라도 대출 방식 제각각 특성 고려해야
같은 P2P대출이라도 회사별로 상품 특징이 다르다. 8퍼센트의 경우 대출 1건에 다수의 투자자가 모이는 구조여서 대출건별로 위험도가 다르다. 따라서 투자자가 직접 차입자의 신용이나 대출목적 등을 직접 확인하고 선택해 결정해야하며 일부 연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8퍼센트는 상환 1년이 되는 시기와 맞물려 대출 두 건의 상환지연이 발생했다. 현재 한 건은 상환이 종료됐으며 지난 3일 발생한 지연 건은 종료되지 않았다.
대출분산 포트폴리오 렌딧·어니스트·피플펀드  
전문가들은 위험을 감안해 100건 이상 쪼개어 분산투자해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러한 방식을 대출상품에 직접 도입한 P2P업체가 렌딧과 어니스트펀드, 피플펀드다. 여러 건의 대출을 부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한 사람의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빌려주는 사람의 피해가 크지 않도록 한다. P2P를 하면서 직접 분산투자하지 않고 확정된 수익을 유지하고 싶다면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상품을 추천한다. 어니스트펀드는 한 발 나아가 자동분산투자 시스템을 접목시킨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P2P대출에 참여하는 투자자 가운데 '안전형·중립형·공격형' 등 개인의 투자 성향과 투자금액을 선택하면 그에 맞는 상품을 자동으로 연결시켜준다는 것이다. 
원금 보장 안 돼..대부업 이자소득 27.5%세금
물론, P2P대출이 아무리 기술혁신처럼 보여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모두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투자라는 점이다. 김동우 KB금융연구소 연구원은 “P2P 대출은 예금자보호 등 제도적 보호가 되어 있지 않다”며 “대출자가 만기에 돈을 갚지 못하면 이는 곧 투자자의 손실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일대일 혹은 일대 다수의 투자자에 의한 대출일 경우 리스크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P2P업체가 현재 대부업으로 등록돼 있어 이자소득에 대해 15.4%가 아닌 27.5%의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