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지난달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던 컨테이너선 운임이 기본운임인상(GRI)에 실패하며 여전히 저점을 맴돌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GRI시도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업계에서는 지속된 물동량 감소로 운임 인상이 쉽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아시아-유럽 항로 간 상해컨테이너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09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해상 운임(아시아-유럽 항로 기준)은 지난 2013년 평균 1090달러, 2014년 1165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최근 운임 역시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9월 평균 운임은 530달러 수준이었으며, 역대 최저운임 202달러까지 떨어졌던 10월은 평균 428.8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11월 들어서는 주요 선사들이 잇따라 GRI를 시도하며 첫주인 6일을 기준으로 674달러까지 회복했으나 이후 한주만에 30% 하락한 상황이다.
다른 항로인 아시아-미서부 항로 간 상해컨테이너선 운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3년 평균 운임은 2028달러, 2014년 1974달러였으나 올해 9월 평균 1396.8달러, 10월 1275달러로 급감했다. 이어 이달 6일 기준 1102달러, 13일 기준 1009달러로 하락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 원자재 운송비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 역시 연일 역대 최저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BDI는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자재를 실어나르는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지수로 지난 2013년 1206에서 2014년 1105 수준이었으며 올해 9월 평균 889, 10월 793로 급감했다. 이달 6일 기준으로는 663, 13일 598를 기록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전례없이 낮아진 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음달 잇따라 GRI를 통해 운임 인상에 나서고 있다. 지난주 IPO를 통해 주식거래를 시작한 독일 하팍로이드의 경우 다음달 초 TEU당 650달러의 운임을 인상할 예정이며, 프랑스 CMA CGM 역시 다음달 1일 아시아-유럽 항로에 TEU당 950달러의 운임을 인상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GRI가 운임 인상 반등을 이끌어내기는 쉽지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운임 회복을 위해서는 선복량 공급이 감소하고 화물 물동량이 증가해야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만 봐도 컨테이너선 인도를 연기하고 인원을 감축하는 등 자구책을 발표하는 등 경기 침체의 여파를 한몸에 맞고 있다. 머스크는 ME5, AE9, AE3, TA4 항로의 운항을 취소했으며, 올 4분기 총 35개 항차의 운항을 취소할 예정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GRI는 각 선사별로 운임을 어느 정도까지 높이겠다라는 가이드로, 이를 통해 화주들과 협상을 진행한다"며 "운임이 정상화되기에는 이같은 GRI보다는 세계 경기 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업계 내에서는 3개월, 6개월 전망이 의미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며 "다만 올해 4분기에 이어 내년 1분기까지 선복량 공급이 물동량보다 많은, 공급과잉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에 입항해 컨테이너를 싣고 있는 머스크 소속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머스크사 맥키니 몰러'호. 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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