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 기자] 서울 성북구가 서울에서 최초로 전세가율 80%를 돌파한데 이어 강서구마저 선을 넘어섰다. 동작구도 올해 중 80%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전세가율이 올라가는 만큼 매매시장 붕괴시 깡통전세 위험도 비례해서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3.0%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전고점을 돌파한 이후 14개월 연속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성북구 전세가율은 82.1%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80%를 넘은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성북구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11.78% 상승,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은 7.0%를 기록했지만, 전세가 오름세를 따라가지 못한다.
성북구 종암SK 전용 59.8㎡ 지난달 3억1500만원에 매매됐다. 전세는 2억5000만원~2억8500만원 선에 실거래 시세다. 전셋값과 매매값의 격차가 6500만원~3000만원 밖에 나지 않는다. 실제 106동 7층 한 아파트는 근저당 채권최고액이 1억2000만원 설정돼 있다. 경매로 넘어갈 경우 전세금 일부를 반환받지 못할 수 있다.
성북구에 이어 강서구도 지난 11월 80.1%를 기록, 80%선을 넘었다. 강서구는 올들어 전셋값이 11.44% 상승, 전국에서 4번째로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동작구는 79.6%로 80%대 입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동작구 전셋값은 인근 강남권과 상도동 재건축, 흑석동 뉴타운 개발 관련 이주수요가 몰리며 장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동작구 흑석동 한강현대 전용 83.4㎡는 지난 달 4억9000만원에 전세거래됐고, 매매 최저가는 5억9000만원이다. 전세가율은 83.0%에 달한다.
동작구 흑석동 OK공인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출이 많으면 깡통전세에 대한 부담으로 세입자들이 거부감을 보였지만 전세 물건 부족이 만성화되며 그마저도 물건을 찾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전세시장은 집주인의 월세화 선호 현상이 심화되며 만성적인 공급 부족 현상을 보이며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전셋집 부족으로 세입자들은 깡통전세 위험까지 무릅쓰고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2010년대 초반 수도권은 아파트 가격 하락과 전셋값 상승이 엇갈리며 깡통전세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침체시 경매로 넘어갈 경우 1~2차례 유찰되면 경매가 20~40% 떨어진다. 대출이 많은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매매거래가 잘 되고 가격 상승이 받쳐주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침체시 깡통주택은 또 다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경매로 넘어갈 경우 선순위 대출이 먼저 배당받기 때문에 후순위인 세입자는 보증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성북구가 최초로 전세가율 80%를 돌파한데 이어 강서구마저 80%선을 뚫었다. 동작구가 연내 추가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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