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는 지난 1일 2.1GHz 대역 할당 방안을 발표하며 “할당 대역을 특정하지 않고 경매 후 할당 사업자 인접 대역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경매 계획은 내년 초에나 나오지만, 현재로서는 나와 있는 경매 대역 140MHz 폭 중 2.1GHz 대역에만 이같은 방침이 정해진 상황이다.
경매 대상 주파수 대역. 자료/미래창조과학부
이에 따라 당초 사이에 낀 인접 대역 20MHz 폭을 확보하기 위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담판을 벌일 것으로 관측됐지만, KT도 팔짱만 끼고 있을 수 없게 됐다. KT도 해당 주파수를 확보하면 보유 중인 2.1GHz 주파수에 인접하도록 조정해 LTE 광대역으로 묶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파수의 효율 극대화, 공정 경쟁을 위해 미래부가 주파수를 파편화시키지 않고 광대역으로 배분하려는 것”이라며 “2.1GHz는 국내외에서 선호가 높은 황금주파수”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파수 할당의 최선책은 광대역 확보다. 광대역은 상·하향을 합쳐 총 40MHz 폭인 주파수로, 20MHz 폭 대비 속도를 두 배 높은 150Mbps까지 낼 수 있고 향후 주파수 집성기술(CA,Carrier Aggregation)로 묶더라도 더욱 효율적이다.
내년 4월 경매에 나올 또 다른 광대역 주파수는 제4이통 이슈가 끼어 있는 2.6GHz 또는 2.5GHz(TDD) 대역과 700MHz 대역이다. 1.8GHz와 2.6GHz 협대역 각각 20MHz 폭도 경매 대상이다. 미래부 입장에선 적정 대가에 완판되는 것이 이상적이나 사업자별 셈법은 엇갈리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모두 “2.1GHz 대역이 아닌 플랜B는 어렵다”며 서로에게 2.6GHz를 가져가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경매에 나온 2.1GHz 대역은 이미 설비투자를 완료했고, 전국 85개 시에서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무조건 재확보해야 한다”며 “2.6GHz 대역에선 이미 LG유플러스가 광대역 서비스를 하고 있어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현재 황금주파수 대역에서 광대역을 보유한 타사들과 달리 고주파인 2.6GHz는 주파수 효율이 떨어져 이번만큼은 2.1GHz가 꼭 필요하다”며 “2.6GHz 광대역을 또 가져갈 경우 독과점 이슈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700MHz 주파수는 방송국 등의 무선마이크 대역과 부딪쳐 혼신이 발생하는 만큼 이통사들이 선호하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는 “700MHz 대역에서 재난망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KT나 SK텔레콤이 가져가면 장비 구매 효율이나 기술 표준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KT, SK텔레콤 측은 “망 신규투자 부담이나 클렌징 등의 기술적 이슈는 누가 가져가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KT는 이번 경매 전쟁에서 여유가 있다. 보유 중이던 2.1GHz 대역은 그대로 재할당됐고, 광대역으로 나온 700MHz와 2.6GHz 외에 1.8GHz 20MHz 폭을 확보해도 기존 대역과 묶어 광대역화가 가능하다.
이에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LTE-TDD 주파수를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 당초 정부는 2.3GHz, 3.5GHz 등의 TDD 주파수를 2018년부터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조기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당 주파수 할당 규모, 경매 방식, TDD 주파수 경매 여부, 독과점 여부 등이 모두 정확한 경매계획 공고 전까지는 미지수”라며 “사업자간 협의를 통해 이해관계 퍼즐을 맞춰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논란의 2.1GHz 주파수 대역 100MHz 폭 중 20MHz 폭만 경매에 부치기로 한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전면전으로 예측됐던 경쟁 양상에 KT도 가세할 공산이 커졌다. 사진/뉴시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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